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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뉴욕증권거래소서 퇴출
입력2002-01-16 00:00:00
수정
2002.01.16 00:00:00
파산절차 장기화 예상에 상장폐지 결정
지난 해 12월 파산한 미 최대 에너지기업 엔론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폐지된다. 이와 함께 영국 런던 주식시장에서도 16일부터 엔론의 주식거래가 중단됐다.
NYSE는 엔론의 파산절차와 관련된 시기와 결과가 불투명한데다가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확실치 않아 주식거래 정지 및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앞으로 엔론 주식은 새로운 종목코드인 'ENRNQ'로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
한편 엔론에 대한 부실 회계감사로 구설수에 오른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이 15일 엔론 관련 서류를 고의로 파기했음을 시인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더 앤더슨은 내부조사를 통해 엔론 회계감사를 맡아온 데이비드 던컨이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엔론 회계감사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받은 직후인 작년 10월23일 비상회의를 소집해 수천건의 관련 e메일과 서류를 파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앤더슨은 "던컨이 엔론 회계감사가 회사의 정책과 합리적 판단에 위배됐다는 의혹을 없애려고 관련 서류를 파기했다"며 던컨을 비롯한 관련자 4명에 대해 해고 및 대기발령 등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엔론 사태에서 배울 수 있는 여섯 가지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각종 비리로 얼룩진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 엔론이 부시 행정부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대면서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지만 곤경에 처했을 때 정치권으로부터 구제받을 수 없었고 ▲ 아더 앤더슨을 비롯한 미국 회계법인들이 회계감사와 컨설팅업무를 병행하는 관행이 조속히 개선되어야 하며 ▲ 고용주들이 종업원들에게 자사주로 퇴직연금저축을 하게 해 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 엔론이 매각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발전소 등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다 파산했듯 유형자산이 없는 기업의 신경제 모델은 환상에 불과하며 ▲ 사업을 할 때 신용거래에만 의존할 경우 한 순간에 실패할 수 있고 ▲ 시티그룹이나 JP모건 등 투자은행들이 상업은행 업무영역인 대출서비스를 하면서 그 기준을 완화한 문제점이 드러나는 등 일반 은행과 투자은행 업무가 통합되면서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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