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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바닥 찍었나
입력2001-04-29 00:00:00
수정
2001.04.29 00:00:00
기업실적·실업률·IT산업 동향 관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상무성이 발표한 1ㆍ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2.0%로 나타나자 월가는 잇따라 미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7.0으로 전달에 비해 7.8(7.1%)이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의욕 역시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은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미국 경기의 향방을 결정하는 주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의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실적과 실업률이 관건=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여전히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기업 실적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실업률 역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122개 대형기업을 상대로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ㆍ4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14% 증가했음에도 순익은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의미있는 대목은 이 같은 추세가 2분기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이코노미스트들은 S&P 500 종목에 편입된 기업들의 순익이 지난 1ㆍ4분기 중 10% 가량 감소했으며, 특히 2분기에도 10%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곧바로 자본지출 감소 및 비용절감으로 이어지고, 특히 비용절감은 대규모 감원을 통한 실업률 증가를 유도, 결국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지출에 까지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T산업 동향도 주요 변수=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신경제의 성장 엔진인 IT산업(정보기술)이 어느 정도 살아나 줘야 한다는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지적이다. 만일 IT산업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생산성 악화→주가하락→자본조달 어려움 증가→기술투자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은 우려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네트워크 장비제조 업체인 시스코는 올 1ㆍ4분기에 신규 주문이 30%나 감소했으며, 인텔의 1ㆍ4분기 매출은 지난 98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윈스타, ICG 등 통신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면서 이들에게 투자했던 벤처 캐피털들도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에 따라 전체 설비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던 IT산업에 대한 신규투자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 동안 18~20%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IT산업이 앞으로 2년간 3~5%의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앞으로의 미국 경제는 기업실적과 실업률, 그리고 IT산업 향방이라는 3가지 요인에 의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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