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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아쉬웠지만 희망을 본 '유쾌한 도전'
입력2010-06-27 18:09:31
수정
2010.06.27 18:09:31
박민영 기자
우루과이에 1대2로 져 8강 좌절<br>토종 감독 첫승·첫 원정 16강 성과<br>세계무대서 축구강국으로 자리매김
'유쾌한 도전'은 결국 8강 문턱에서 중단됐다. 태극전사들과 온 국민은 각기 그라운드와 거리에서 내리는 빗물과 함께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도전은 결과보다 과정 중에 더 큰 가치를 지닌다. 한국 축구는 가능성과 희망이라는 밝은 미래를 확인하며 도전을 멈출 수 없다는 각오를 다졌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이청용이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2골을 내줘 1대2로 아깝게 패했다.
'어게인 2002'의 꿈은 좌절됐으나 한국 축구로서는 얻은 게 훨씬 더 컸던 월드컵 여정이었다.
한국은 8강 진출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축구 강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월드컵 도전 역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영광을 맛봤고 세계 축구열강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 큰 전리품으로 챙겼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안방 호랑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한국 축구는 2006 독일대회에서 아프리카 토고를 상대로 원정 첫승을 따내는 등 체질을 강화시켰고 마침내 염원했던 원정 16강 진출로 새 이정표를 세웠다. 전술 시스템과 이를 충분히 소화할 만한 선수 개개인의 기량 등 국제 축구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역량을 과시한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맹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도 쉽게 지지 않는 강국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또 한국 사령탑으로서는 처음으로 허정무(55) 감독이 원정 대회에서 첫 승리까지 따내며 한국 축구사를 새롭게 장식했다. 오랜 외국인 사령탑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허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값진 결과물까지 내놓으면서 '토종' 지도자와 장래 지도자를 꿈꾸는 현역 선수들도 희망의 씨앗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젊은 태극전사'들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은 이번 대회 최대의 수확이었다. 4년 뒤가 더 기대되는 '영건'들은 남아공에서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임을 보여줬다. 이청용(22ㆍ볼튼)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바통을 받아 '간판'으로 성장할 재목임을 입증해보였다.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터뜨린 재치 있는 만회골과 우루과이전에서 자존심을 살린 헤딩 동점골은 2014 브라질월드컵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박주영(25ㆍAS 모나코)은 4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중량감과 킥 능력에서 대표팀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만한 기량을 입증했다. 기성용(21ㆍ셀틱)은 정교한 크로스로 이정수(가시마)의 2골을 도우며 16강 진출을 견인했고 골키퍼 정성룡(25ㆍ성남)은 '포스트 이운재'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재삼 확인하며 자신감을 얻은 한국 축구가 4년, 8년 후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다.
위업을 이룬 축구대표팀은 28일 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29일 오후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지난 5월22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출국한 후 38일간의 본선 여정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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