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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러브스토리’ 외화 봇물
입력2004-02-10 00:00:00
수정
2004.02.10 00:00:00
김희원 기자
블록버스터로 무장한 `한국 영화의 융단 폭격`에 가려지고 있는 2월 영화가에 `사랑`을 주제로 한 외화들이 젊은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알게 될꺼야`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사랑할 때 버리기 아까운 것들` `머나먼 사랑` 등 다수의 영화가 이 달을 기점으로 선보인다. 이중 상당수는 작품성 및 독특함에 있어 놓치기 아까운 수작들. 그러나 이들 외화들은 스크린을 싹쓸이한 `태극기 휘날리며` 등에 밀려 충분한 개봉관을 잡기 힘들 정도로 고전하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연인들의 날`로 자리 잡은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하는 작품도 여럿이어서 자체 경쟁 역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게 될꺼야=프랑스 누벨 바그 영화의 거장인 자크 리베트 감독의 근작. 73세 노감독의 작품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전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녀 6명이 도미노처럼 이어가며 사랑의 물결에 휩싸이다 자리를 찾는 과정이 줄거리. 사랑의 미묘함을 묘사한 자연스러운 표현에서 노장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13일 개봉.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한 영화. 올해 아카데미상의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골든글로브에선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낯선 땅인 일본에서 만난 두 미국 남녀가 7일간의 짧은 만남을 통해 자신의 공허감을 메워갈 용기를 얻는다는 이야기. 빌 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했고, 독특한 주제 의식과 신선한 전개 방향으로 인해 미국 개봉 당시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 개봉은 20일.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지난해 12월 미국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1억1,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성인용 로맨틱 코미디물. 사랑을 둘러싸고 현대 미국인들이 벌이는 다양한 역학 관계를 담담하고 경쾌한 시선으로 녹여낸다.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 키아누 리브스 등 출연진도 더없이 화려하다. 13일 개봉.
◇머나먼 사랑=`라라 맨`을 대동하고 나선 최초의 액션 여걸,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영화. 난민 구호활동을 배경으로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체첸공화국 등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상대역 `닉`은 클라이브 오웬이 맡았다. 13일 개봉.
◇러브 미 이프 유 대어=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성장과 애증이라는 두 줄기에 얽혀 전개되는 독특한 프랑스 영화. 줄리앙과 소피는 회전 목마가 그려진 커다란 사탕상자를 던지며 내기에 열중하다 친구가 된다. 성인이 될 무렵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애정을 느끼지만 마음을 드러내는 대신 `장난`을 그만 두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는다. 3월 중 개봉.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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