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대 전반 내내 세계 경제에 우호적이었던 국제금융시장의 안정기가 끝나고 지난해부터 불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일본과 유로권의 금리인상으로 전세계적 과잉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과열된 자산시장의 조정이 이뤄지면 최근의 차이나 쇼크 같은 금융시장 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국제금융시장 불안, 계속될까’라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향방은 중국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정책과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 기조를 유지하고 미국과 일본간 금리격차 축소가 완만히 이뤄질 경우 소규모 금융불안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이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점진적으로 진행돼 국제금융시장의 조정은 기술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일본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미국의 주택금융 부실이 확산될 경우 심각한 금융불안이 예상된다”며 “미국과 일본의 금리격차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급격히 일어나고 근본적인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과잉 유동성 해소과정이 계속되면서 금융불안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미국 주택금융시장 부실이 비우량 주택저당대출시장에 국한돼 있고 민간소비도 안정적이라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며 “미ㆍ일간 금리격차가 여전해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도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의 근본적 조정보다는 기술적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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