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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스스로 명예를 지키는 지름길

지난달 코레일에서 실시한 내부직원 1,000명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민심의 한 토막을 읽을 수 있었다. 코레일 경영진이 추진한 정책 중 가장 공감이 가는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청렴도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높게 나왔다. 직원들에게 칭찬을 받으니 흐뭇한 마음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의아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남ㆍ북ㆍ러 철도정상회의 개최 등 대륙철도 연결 추진(26%)’, ‘비용과 수익개념 등 기업마인드 도입(24.5%)’ 등 더 굵직한 사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청렴도’에 더 많은 시선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필자 나름의 판단으로는 구습과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과거를 훌훌 벗어던지고 맑고 깨끗한 코레일을 만들어달라는 지지의 목소리로 들린다. 사실 코레일은 올해 들어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반부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청렴옴부즈만, 청렴홍보대사, 청렴사직서약서, 클린 콜 제도, 상시밀착 기동감찰활동 등 투명한 철도를 만들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제도를 도입했다. 부패의 그림자조차 발붙이지 못하도록 촘촘한 그물망을 친 것이다. 단돈 1원만 받아도 엄벌하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부패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가 우리 직원들의 눈에 믿음직스럽게 보였던 모양이다. 물론 경영진의 노력만으로 하루 아침에 환골탈태가 가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부패를 몰아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그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직원들의 청렴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최고경영자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코레일뿐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투명경영ㆍ윤리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브랜드를 홍보하고 이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과 절차가 깨끗해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코레일이 가입한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는 반부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적인 협약인데,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가입이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가입한 기업 중에서 공기업의 숫자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패와의 전쟁, 이는 비단 해당 기업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한 반부패운동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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