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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엇갈린 두 세계적 최고경영자 퇴진

명암 엇갈린 두 세계적 최고경영자 퇴진필립스社 분스트라회장-CNN 리처드 캐플런사장 30일 동시에 사임을 발표한 세계 기업의 두 최고경영자들을 둘러싸고 명예와 오욕이 엇갈리고 있다. 한 명은 위기에 처한 회사를 수렁에서 건져내고 조용하지만 명예로운 은퇴를 결심한 반면, 다른 한 명은 취임 이래 온갖 실책과 구설을 일으킨 끝에 「쫓겨나다시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 유럽 최대의 가전업체인 네덜란드계 필립스사(社)의 코어 분스트라 회장이 내년 5월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한 후, 필립스의 주가는 1.15유로, 2% 가량 하락했다. 회사를 확실한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분스트라 회장이 물러나는데 대한 아쉬움과, 검증되지 않은 신임 회장에 대한 불안 때문. 지난 96년 10월 분스트라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필립스의 주가는 무려 8배나 뛰어올랐다. 올들어서도 암스테르담 증시의 AEX 지수가 3%밖에 오르지 못한 반면 필립스의 주가는 56%나 치솟았다. 필립스가 이처럼 선전을 하는 원인중 첫번째로 꼽히는 것이 분스트라 회장의 경영능력이다. 냉철한 경영 스타일 때문에 영화 「대부」의 「돈 클레오네」에 비유되기도 하는 분스트라 회장은 취임 이후 적자에 허덕이는 사업분야를 과감하게 정리, 필립스를 다시 흑자기업으로 돌려놓았다. 재임기간중 영업 순익은 85% 상승했다. 켐펜 자산관리회사의 피터 베키우스는 『분스타 회장은 자기가 한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며 그의 경영 개선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때문에 분스트라 회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제럴드 클라이스터리 부품 사업본부장은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 같은 날 미국의 CNN 뉴스그룹은 국내뉴스 시청률 회복을 위한 경영진 재편의 일환으로 이 부문의 책임자인 리처드 캐플런 사장의 퇴진을 발표했다. 후임으로는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 인터내셔널의 필립스 켄트 사장이 지명됐다. 97년 ABC방송의 유능한 프로듀서에서 CNN으로 자리를 옮긴 캐플런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여러 차례 입담에 오른 끝에, 퇴임에 대해서도 「자의냐, 타의냐」 하는 온갖 억측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캐플런 사장은 ABC 재직 당시 「나이트라인」 등의 뉴스 프로로 미국내 우수 프로그램에 수여하는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CNN 사장으로서의 그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그가 만든 주요 프로그램인 「CNN 뉴스스탠드」는 첫 방송부터 미국이 베트남 전쟁 당시 신경가스를 살포했다는 일대 오보를 날렸고, 지난해에는 인기 프로그램의 앵커와 크게 다툰 끝에 앵커가 방송국을 떠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후 프로그램 시청률은 곤두박질을 거듭, CNN의 시청률 하락에 크게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CNN 그룹 경영진도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예산관리와 격한 기질에 대해선 적잖은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3년여만에 캐플런 사장은 오명만 떠안은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8/31 18:1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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