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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5월 22일] 투자는 CEO의 결단이다

미국의 코닝은 지난 2001년 정보기술(IT) 시장의 버블이 꺼지면서 100억달러를 투자했던 광통신 사업이 55억달러의 적자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코닝은 그런 와중에서도 매년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특히 이중 3분의1은 ‘인내자금’이라는 이름으로 중장기 연구에 투입했다. 코닝은 지난해 액정 TV용 유리기판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007년 매출 규모는 58억6,000만달러에 달했고 영업이익률은 18.4%를 기록했다. 모든 기업이 “‘불황’이라는 위기는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의 최근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런 다짐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올해 3월 말 현재 30대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39조9,910억으로 지난해 말 37조892억원에 비해 3조원(7.82%) 가까이 늘어났다.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65개사)들의 3월 말 기준 유보율은 945.54%로 1년 전보다 무려 60.8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들이 벌었거나 빌린 돈을 고스란히 금고에 넣어 놓고 있다는 것. 겉으로는 “경기 회복 후를 대비하고 있다”거나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투자”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여윳돈을 쌓아둔 채 얼어붙은 시장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수요도 없고 미래도 불확실한 지금 투자를 늘리기는 힘들다”는 기업들의 호소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한단계 뛰어오르기 위해서는 먼 장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과 이에 걸맞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기회복이나 고용창출은 이런 노력 덕분에 얻어지는 효과일 뿐이다. 코닝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R&D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은 “R&D 투자를 그만둔다면 미래는 없다”고 강조한 호튼 전 회장의 의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불황을 극복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서고 더불어 한국 경제가 성장 궤도에 접어들기를 희망하는 요즘인지라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안목과 선택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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