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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7일] 다같이 살기 위해선…

16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앞을 달군 목소리는 두 갈래였지만 메시지는 하나였다. ‘살고 싶다’라는 것. 공장 정문 앞 3m도 채 안 되는 길 하나를 두고 ‘죽은 자들’과 ‘살아남은 자’들의 외침은 처절했다. 정리해고에서 제외된 조합원 4,000여명은 한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노조의 옥쇄 파업 중단을 촉구하며 정상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영업 중단이 지속되면 영업망이 붕괴되고 협력업체들의 도산으로 이어져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다”며 “가슴은 너무 아프지만 나머지 4,500명의 식구들과 협력업체 직원들 등 20만명이 넘는 인원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상 출근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곽상철 공장장은 “900여명(해고자)이 20만명을 생사의 기로에서 볼모로 잡고 있다”며 “회사의 회생을 진심으로 바라며 떠나간 1,700명의 희망 퇴직자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직원들은 일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복을 입은 20명의 정리해고자 가족들과 공장 내 노조원들은 “정리해고는 살인 행위”라며 살아도 같이 살자고 외치고 있었다. 정리해고자 부인들은 “20년간 한솥밥을 먹은 동지를 무참히 짓밟아야 되겠냐”면서 공장 진입을 시도하려거든 자신들을 밟고 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쌍용차는 지난 4월24일 이후 진행된 부분 파업과 옥쇄파업으로 15일 기준 1,28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했다. 이달 말이 되면 손실액은 1,99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회생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신차 C200은 출시 예정일이 오는 11월에서 내년 초로 미뤄졌다. 5월 공장 가동률은 9.3%로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 해외 딜러와의 거듭된 계약 차질로 글로벌 이미지의 훼손과 쌍용차에 실망해 등을 돌린 소비자들까지 생각하면 손실액을 산정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지금은 쌍용차가 회생 절차를 또박또박 밟아 나가도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업 중단이 지속되면 쌍용차는 회생의 기회도 가져 보지 못하고 정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공장 문을 열어야 한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쌍용차에 복귀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자들이 쌍용차를 살려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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