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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숨은 재미… 구정아 작품을 찾아라!


소리내고 움직이는 나무를 봤다고 얘기하면 누가 믿어줄까. 흙에 묻힌 수백개의 보석을 발견해 놀라고 기쁘지만 선뜻 파낼 용기는 나지 않는다. 신나지만 당황스러운 이 감정들은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비엔날레에서 예상치 못한 ‘작품의 반전’이 선사하는 묘미다. 한국 출신의 개념미술가 구정아가 이런 점에서는 으뜸으로 꼽힌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활동중인 그의 작품 2점이 본전시에 선보였다. 모두 야외전시장에 설치돼 있지만 신경써서 찾아다니지 않으면 작품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설치작품이 놓인 아르스날레관 야외공원. 물 반 흙 반인 늪지대(이 역시 라라 파바레토의 대지작품)를 지나 수풀을 뒤지고 들어가야지만 고목나무처럼 서 있는 구정아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가지가 잘려나간 고목 둥치다. 어이없어 하 며 한참을 보노라면 나무가 부들부들 떨면서 웅웅거리는 소리를 낸다. 모터가 내장된 작품은 관객이 앞에 와야만 반응해 움직인다. 또 다른 작품은 자르디니 내 팔라조 앞에 있다. 안내 지도에는 건물 오른쪽 앞에 설치돼 있다고 ‘표시’돼 있지만 막상 가보면 휑한 잔디밭 뿐이다. 찾다 지쳐 잔디 위에 털썩 주저 앉는 순간 수많은 반짝임이 감지된다. 베니스의 찬란한 햇빛 때문이 아니다. 보석(지름 1cm 크기의 큐빅) 수백 개가 흙 속에 박혀있는 것, 그 공간 전체가 작품인 것이다. 구정아의 작품은 이처럼 우연히 발견한 의외의 사물들, 일상에서 마주치는 예상 밖의 상황을 연출해 자신의 내면에 눈뜨게 한다. 그녀는 프랑스 파리 이본 랑베르 갤러리, 뉴욕 마리벨 로페즈 갤러리 등의 후원을 받으며 활동 중이지만 작품 못지 않게 작가 자신도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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