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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美대선레이스의 경제이슈

선거기간은 결코 복잡한 경제정책을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아무리 원칙적인 후보라도 흑색선전과 인기영합주의의 유혹을 물리치기는 어렵다. 정계가 경제불안 문제에 휩싸이게 되면 좋은 정책은 더더욱 나오기 힘들다. 선거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경우는 정치인들이 국가의 장기 전망에 분명히 해가 되지 않는 정책을 취하는 것이다. 미국의 선거는 지금 그 같은 최상의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고용지표는 우울하다.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해서 저임금의 해외시장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친기업적이며 부자인 현직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정책이 성스럽지 못한 삼위일체, 즉 보호무역, 공격적 규제, 그리고 무책임한 재정공약으로 귀결될 위험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 대선은 그런대로 고무적이다. 물론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엘 고어가 내세운 `민중 대 권력` 테마를 연상시키는 선동적인 언어를 도입하고 있기는 하다. 모두가 미국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친기업적이고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신중한 재정정책을 내걸었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하지만 미 대선 레이스의 초반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노조의 지지를 얻고 있던 리처드 게파트 후보의 패배는 민주당 내 보호무역주의 진영의 몰락을 의미한다. 또 하워드 딘 후보의 내분은 강성 노동운동 세력의 후퇴를 뜻한다. 게파트와 딘 후보의 실패로 노동운동 진영이 이합집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남아 있는 후보들이 시장의 미덕을 노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보호무역주의 정책까지는 끄집어내지 않고 있다. 기업 관련 공약들은 보다 많은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의 재정공약도 혼란스럽지만 민주당 후보들은 대규모 재정적자를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을 공격하는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 백악관측도 재정적자에 대한 이슈가 국가경제뿐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은 대선 레이스 초기다. 향후 6개월 내에 현재 양상과는 아주 다른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훨씬 추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대선 싸움이 그런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 2월9일자) <이학인 기자 <증권부>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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