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V의 사극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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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의 ‘현장 토크쇼 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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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방송사들이 ‘안방손님’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마니아층 공략을 내세우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에 치중했던 케이블TV 업체들이 소재를 다양화하고 가족적ㆍ공익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최근 지지부진한 시청률을 높이고 케이블TV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미지도 개선한다는 생각이다.
먼저 케이블ㆍ위성TV 오락 채널 tvN은 가족적, 공익적인 성격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한다. 지난 8일부터 방송을 내보낸 이영자, 김창렬 진행의 ‘현장 토크쇼 택시’를 시작으로 기존의 선정적인 프로그램 일변도에서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낮 시간 대에 시청자들이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성격의 프로도 만든다는 계획. 형사의 삶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기아 체험을 해보는 프로그램의 방송을 현재 논의 중이다.
케이블TV 영화 채널, 채널CGV도 정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 ‘8일’(사진)을 오는 10월 말 방영할 예정이다. 총 제작비 40억 원을 들인 ‘8일’은 케이블TV에서는 보기 힘든 사극이다. 사극의 경우 제작비가 많이 들고 중장년 층의 수요가 많아 케이블TV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던 소재. 채널CGV는 ‘8일’을 통해 보다 많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채널 이미지를 높인다는 생각이다.
케이블TV 드라마ㆍ영화 채널 스토리온의 간판 프로그램 ‘박철쇼’도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다. 오르가슴, 체위 등 부부 간의 성문제를 다룬 인기 코너 ‘사랑의 기술’을 지난 8월 말부터 ‘행복의 기술’로 바꾼 것. ‘행복의 기술’은 성문제 뿐만 아니라 부부 사이의 말과 행동, 마음가짐 등을 알아보는 성격의 코너다. 성담론 위주에서 한 단계 차원이 높아진 셈이다.
케이블TV 방송사들이 방송 소재를 다양화하며 시청자층 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의 방송 형태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04년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지상파 방송 대비 케이블TV의 시청점유율은 지난 2005년 이후 41%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해에는 처음으로 시청점유율이 줄어들기도 했다. 마니아층의 입맞에 맞는 프로나 선정적인 프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반대로 이 때문에 추가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케이블TV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고 케이블TV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소재 다양화를 통한 시청자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최근 벌어진 tvN의 ‘리얼스토리 묘’, 코미디TV의 ‘알콜제로’의 조작방송 파문과 Q채널 ‘천일야화’의 조작 의혹, 각종 선정성 시비 등도 업계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케이블TV의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잘못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창의 tvN 대표는 “시행착오도 많이 있었지만 케이블TV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 마니아가 좋아하는 방송을 넘어 시청자층을 넓혀나가야 한다”며 “가족적인 것과 공익적인 리얼 프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을 많이 방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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