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성공시대' 막내린다

내달 4일 박세리편 정리특집으로 대단원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한 각계 각층의 인물들을 구체화, 세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했던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매주 일요일 오후10시35분 방영)가 오는 11월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97년 11월 외환위기 속에서 시작된 '성공시대'는 평범한 인물들이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한 과정을 따라가며 숨겨진 성공의 가능성을 제시했던 프로그램. 마지막 날 방송은 1부 '프로골퍼 박세리'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2부 '다시 보고 싶은 성공시대' 등 70분 특집으로 꾸며진다 .

그간 '성공시대'를 거처간 사람은 총 198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기업인이 61명(32%), 성악가 조수미 등 예술인이 50명(27%)을 차지했다.

이들 외에도 이택금 스튜어디스 출신 대한항공 이사(160회) 등 샐러리맨 5명,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김순권 경북대교수(85회) 등 학자 9명, 조훈현 기사(4회) 등 특수분야 전문가 10명 등 다양한 직업을 지닌 우리 시대 인물들이 차례로 소개됐다.

또 약주에 일생을 바친 국순당 배상면 회장(49회), 매실에 목숨을 건 홍매실농원의 홍쌍리 여사(83회), 일곱 번 망하고 다시 일어선 선일금고 김용호 사장(109회) 등은 한 분야에 천착해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조명됐다.

여성은 기업인 장영신, 김성주 등 37명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고 장애인도 헌법재판소장 김용준 등 5명이었다.

외국인은 후덕죽 신라호텔 조리 이사 등 2명, 재외 한인은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 씨 등 17명이었다.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평탄하지 못한 역경을 이겨냈다는 점. 보잘 것 없는 학력과 신체적 장애, 가난, 여성에 대한 편견 등 넘기 힘든 벽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노력들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흡입력 있게 다가왔다.

한편 출연을 고사한 이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 영화배우 안성기씨와 김준엽 대우재단 사회과학원 이사장(전 고려대 총장), ㈜농심의 신춘호 회장 등은 '성공'이라는 평가에 선뜻 동의하지 않은 채 끝내 출연을 거부했다.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동진 옹(13회) 등은 제작진의 삼고초려가 있고 난 뒤 마지 못해 응한 인물이다.

그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인물은 28.7%의 디자이너 앙드레 김(106회)이었고 '다시보고 싶은 감동적인 인물'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하림각 대표 남상해씨(182회)가 1.2위를 다퉜다.

최고령자는 망백의 나이에 출연했던 동요 작가 윤석중 선생이었고 최연소자는 삼성라이온스 이승엽 선수(93회)로 출연 당시 23세였다.

마지막 회에 출연하게 될 박세리 선수도 올해 24세다. 인권운동가 함석헌 선생(167회)을 제외하고는 방송당시 모두 현존 인물이었지만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봉수(58회) 마라톤감독 등 5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