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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열차 시험운행] 시승기

南 "한반도 심장이 뛴날" 北 "통일이정표 향해 다시 달리자"

역사적인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있었던 17일 동해선 금강산역을 출발한 북측 기관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해금강을 뒤로 한 채 남측 제진역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고성=최흥수기자


[남북열차 시험운행] 시승기 "군사분계선 넘는 순간 뭉클한 감정이…"남·북 내빈들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으로 분위기 고조파주 시민들 환송 물결…"이제 분단선 아닌 평화선 됐으면" 공동취재단=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순간 남측의 한 탑승객은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남북간 단절됐던 반세기 넘는 세월을 뛰어넘는 데는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오전11시30분 경의선 열차가 오색 축포 연기를 뚫고 문산역을 서서히 빠져나갔다. 도라산역으로 가는 철로변 인근에는 파주 시민들이 몰려나와 손을 흔들며 환송 물결을 이뤄 진풍경을 연출했다. 순간 가슴에서 뭉클한 감정도 솟았다. 언론사 차량들은 국도를 달리면서 주행 중인 경의선에 따라 붙으며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열차가 도라산역을 지나 낮12시18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자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역사적 순간에 노래라도 불러야 하지 않겠냐"고 즉석 제안했다. 남측 내빈을 중심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고 북측 내빈도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열차에 준비된 소형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북측의 권호웅 내각책임참사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같이 불렀다. 출발 전 굳은 표정이었던 권 참사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 장관은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자 "이제 군사분계선은 분단선이 아니라 평화의 선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 마냥 즐거워 했다. 오후1시3분께 개성역에 도착하자 개성시 인민 위원장 등이 열차시험운행 남북 대표단을 영접했고 소년단복을 입은 선죽중학교 남녀 학생 120여명이 양쪽으로 도열, 박수에 맞춰 '조국통일'을 외치며 환영했다. 북측 금강산역에선 동해선 열차가 오전11시27분 기적을 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차에 탑승했던 남측 인사들은 승강장에 환송 나온 북측 인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고 환송 나온 북측 인사들도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열차는 시속 10㎞ 정도의 속력으로 역을 서서히 빠져나갔다. 철도 우측으로 50m가량 떨어진 곳에 평행하게 포장도로가 나 있었다. 금강산도 서서히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멀어졌다. 철로 주변에는 아직 모내기를 하지 않은 물댄 논들이 펼쳐져 있었으나 논에 나와 일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아침까지는 이어져 행사 관계자들을 걱정하게 했지만 다행이 오전부터 구름이 개이면서 날씨는 화창했다. 철도와 마주선 북측 지역 도로에는 거의 차가 달리지 않았다. 이따금씩 군인이 모는 일제 지프, 군용 지프, 트럭 등이 기차와 나란히 달렸다. 통관 및 세관 검사가 지연돼 도착 예정시간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열차는 서서히 속도를 높여 시속 60㎞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렸을까. 순간 널찍한 포장 도로가 나타났다. 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의 종착역인 제진역에 도착한 것. 이때가 낮12시34분이었다. 요란한 고적대 음악소리와 한반도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보이는 순간 반세기 만에 열차가 남북을 달리는 역사적 현장에 서 있었음을 새삼 자각했다. 역사적인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있었던 17일 동해선 금강산역을 출발한 북측 기관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해금강을 뒤로 한 채 남측 제진역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고성=최흥수기자 입력시간 : 2007/05/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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