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경기상승세 둔화 우려, 대출 신중해지고 있다"

은행장들 '기업대출 보수화' 공식 시인

18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협의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시중은행장들이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훈 신한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이 총재,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호재기자

수출경기 둔화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경기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마저 경기위축에 따른 부실위험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기업대출을 옥죄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유가와 원자재난ㆍ파업 등에다 금리인상까지 겹쳐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로서는 설상가상의 형국을 맞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권이 그동안 여유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공격적 대출전략을 펼쳐오다 급속하게 보수적 대출전략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18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주최한 금융협의회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최근 경기 상승세 둔화 우려 등으로 은행의 대출 태도가 다소 신중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은행들 자체적으로 대출전략이 보수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인한 것으로 행장들이 이 같은 전략 전환을 공식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1조9,771억원으로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최저 실적을 보였다. 특히 대기업대출은 5,466억원이 줄어들어 6개월째 대출 증가액보다 대출 상환액이 많은 마이너스 증가 현상을 이어갔다. 중소기업대출 증가액도 2조5,236억원으로 역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지난 4월 5조원, 5월 4조원, 6월 3조원 등으로 증가액이 줄어든 데 이어 7월에 증가액이 2조원대로 낮아지는 등 수축 기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통상 7월이 부가세 납부 등으로 계절적으로 자금수요 증가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권의 대출 옥조이기가 생각보다 더욱 심한 상태임을 엿볼 수 있다. 추석 성수기 등에까지 이 같은 대출위축 현상이 이어질 경우 경기하강에 따른 영업부진 등으로 현금 보유분이 말라가는 것과 맞물려 기업들이 다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깊게 배어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하지만 대출 축소를 인정하면서도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많은 기업들이 여유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것이다. 은행장들은 대신 “그동안 콜금리 목표 인상과정에서 은행간 대출확대 경쟁이 가열되면서 여신금리가 수신금리만큼 오르지 못해 예대마진이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예매마진 축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혀 대출전략의 보수화가 경기둔화와 함께 은행들의 수지를 맞추기 위한 잇속 챙기기에 따른 것임을 인정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부 대출 비중을 높이고 대출만기를 장기화할 것을 주문했다. 금리변동에 따른 가계의 위험부담을 낮추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 은행장들은 아울러 고정금리부 대출 취급에 따른 은행 측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출채권 유동화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데도 입장을 같이했다. 가계대출의 만기 장기화도 필요한 사항으로 지적됐다. 은행장들은 대출금을 주택매각 등을 통해 단기간 내 갚으려는 가계의 거래관행이 장기간에 걸쳐 상환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