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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엄한 영국 총리가 웬 카우보이?
입력2002-09-05 00:00:00
수정
2002.09.05 00:00:00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너무 가 깝게 지내더니 급기야 텍사스 카우보이 흉내까지 내고 있다며 영국 언론이 들끓고 있다.영국 신문들은 4일 블레어 총리가 최근 자신의 선거구인 잉글랜드 북부 세지필드에서 허리춤에 양 손 엄지 손가락을 꽂은 카우보이 자세로 찍은 사진을 일제히 게재하고 블레어가 이제 부시의 흉내까지 내고 있다고 개탄하는 기사를 실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블레어의 허리띠와 두 손을 클로즈업한 사진 위에 "부치사담 앤드 세지필드 키드"(Butch Saddam and the Sedgefield Kid)라는 큰 제목을 뽑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를 패러디했다.
이 신문은 "블레어는 `두바이야'(Dubya: 부시대통령의 미국내 별명)와 너무 오랫동안 목장에서 함께 지냈나? 미국의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 더럼 카운티의 가장비열한 총잡이가 세지필드의 울타리 앞에서 허리띠에 엄지 손가락을 꽂고 총을 겨눌태세를 갖추니 그런 염려가 드는구나"라고 비꼬았다.
좌익 미러지는 더 나아가 문제의 사진을 두 페이지에 걸쳐 싣고 `용서받지 못할자'라는 제목이 찍힌 가짜 영화 포스터를 게재했다.
평소 영국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보도해온 이 신문은 "두 시간의 대서사극, 지령을 수행하는 토니 블레어: 미국 카우보이의 뒤를 따라 전쟁터로 가다"라는 제목을 뽑고 "어제 그는 고향 마을로 말을 타고와 바지자랏을 꺼내잡고 진짜 용기를 보였다"고 풍자했다.
미러지는 이어 `바디 랭귀지' 전문가 로버트 핍스의 말을 인용, 블레어가 무의식중에 부시를 흉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며 그는 전세계에 "현실적이고 유례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이 사담과 혼자 맞서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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