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정준양 회장, 포스코에 '창조적 문화의 숨결' 불어넣다

정 회장 '뉴 포스코 웨이', 모든 업무보고 간결·명확하게 '1쪽짜리'로 통일<br>컴퓨터게임등 창의성 향상 놀이공간 '포레카' 개관<br>전 계열사 임직원 대상 첫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지속적인 메시지 전달을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에 나서고 있다. 그는 혁신적인 생각과 도전적인 태도로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접근하는 창조적 전환 능력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할 잣대라고 보고 있다. 김민형기자



'사고(思考)를 쳐라.' 요즘 서울 강남 대치동 포스코센터를 비롯해 포스코 계열사 사무실 곳곳에 걸려 있는 문구다. 한글로만 보면 '문제를 일으키는' 사고(事故)를 치라는 말로 보인다. 한자를 함께 보면 '어떤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하라'는 뜻으로 읽혀진다. 무슨 뜻일까. 바로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를 알리는 게시물의 카피다. 포스코는 지난 10월부터 포스코 본사는 물론 포스코파워 등 전 출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업무개선을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했던 적은 있지만 신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사업 범위에 대한 제한도 없고 지원도 파격적이다. 철강 사업과 관계없는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도 포함되며 최우수상 1명(상금 1,000만원)을 비롯해 총 8명에게 2,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또 제안자는 실제 사업화될 경우 새로 꾸려지는 팀에 참여할 수도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정준양 회장이 '포스코 패밀리 임직원들은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신사업 아이디어를 찾아 다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직접 지시했다"며 "내부적으로 이번 신사업 공모전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정 회장이 '포스코 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취임한 지 200여일. 포스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창조적 문화의 바람'이다. 정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이 철강제조 산업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발휘하기를 주문하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가졌던 부서별 그룹 리더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일상업무에 스마트폰 기술 도입, e메일 보고 활성화 등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자. 책상 없는 사무실과 재택근무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뉴 포스코 웨이' 첫 번째 결정판은 '1쪽짜리 보고서'다. 그는 취임 후 모든 보고서를 1쪽에 담아내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이 하루 업무 시간 중 3분의 1 이상을 문서작성에 쓰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직후였다. 다만 1쪽짜리 보고서에는 원칙이 있다. '3STEP & 3S'가 그것. 3Step이란 보고서를 세 부분으로 나눠 첫 부분에는 보고의 목적과 핵심 결론을, 두 번째는 결론의 근거, 세 번째에는 향후 실행계획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3S는 표현을 짧고(Short), 이해하기 쉽고(Simple), 명확하게(Specific) 해서 설득력을 갖추라는 주문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해왔던 업무패턴을 단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았지만 하면 할수록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짧고 명확하게 보고서를 정리하니 사업의 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다른 업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 모두들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포스코에 불어넣고 있는 창조의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문화가 자유롭고 재미 있어야 임직원들의 창조성이 발휘된다는 것이 평소 그의 생각이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바로 '포레카(POREKA)'. 9월 포스코센터에 개관한 포레카는 임직원들이 컴퓨터게임ㆍ독서ㆍ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놀이와 재미가 창의성을 향상시킨다는 정 회장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장소다. 정 회장은 "구글은 전직원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업무하는 '펀(Fun) 경영'을 통해 나온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누울 자리를 봐가며 발을 뻗으라는 속담이 있지만 누울 자리를 보지 말고 발을 뻗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와 도전을 동시에 강조한 것이다. 정 회장 스스로의 경영적 판단에서도 기존 최고경영자들과 다른 독창성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업의 창조적 전환(Creative Transformation) 능력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철강 제품에 대한 생산성 및 품질력 향상과 비용절감 등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경영진과 달리 에너지 분야, 소재 분야 등 새로운 영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실제 포스코는 오는 2013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50만톤 규모의 합성천연가스설비를 건설한다. 합성천연가스는 저가의 석탄을 고온ㆍ고압에서 가스화한 후 정제 및 합성 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청정연료로 천연가스와 성분이 동일해 직접대체가 가능하다. 소재 분야에서는 9월 카자흐스탄의 UKTMP사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티타늄은 바닷물과 부식에 강하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고급 비철금속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인도제철소 건설이 탄력을 받은 것도 정 회장의 '생각의 전환'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의 과거 경영진은 수년 전부터 인도 오리사주에 제철소 건설을 광권 확보와 연계해 추진했지만 광권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일부 현지인들의 반발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광권 확보와 제철소 건설을 과감히 분리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광권 확보도 중요하지만 인도에서 철강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전략을 바꾼 뒤 오히려 광권 확보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 '창조'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며 뉴 포스코 웨이를 이끌고 있는 정 회장. 그는 임직원들에게 요즘도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정 회장의 파격적인 실험이 혁신적인 열매를 맺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글로벌 경영 가속… 올 취임이후 지구 두바퀴 반 돌아
호주 시작으로 13國 방문…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글로벌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이 취임 후 현재까지 다녀온 국가만 13개국이며 비행거리는 무려 10만㎞에 달한다. 이는 지구를 두 바퀴 반 돌 수 있는 거리로 정 회장이 얼마나 해외 시장에 관심을 쏟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현지 업체와 사업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정부 주요 인사와 잇달아 만나며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로 글로벌 철강 업계의 투자는 위축됐지만 포스코는 기존 글로벌 투자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해왔다"며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원자재를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초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호주로 출국, 철광석 등의 원료공급사인 리오틴토와 BHP빌리튼 방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4월에는 세계 최대 니켈 광산으로 유명한 뉴칼레도니아 의회에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뉴칼레도니아 의회에서 연설을 한 것은 뉴칼레도니아 북부주가 포스코가 2006년 뉴칼레도니아 업체인 SMSP와 합작으로 광산개발 업체 NMC(Nickle Mining Company)와 제련회사 SNNC(Societe Nickel de Nouvelle caledonie et Coree)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해 특별 초청해 이뤄졌다. 정 회장은 의회연설에서 "포스코와 뉴칼레도니아의 합작사업은 세계 스테인리스 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원료-제련-스테인리스 생산 등 수직통합을 이룬 프로젝트"라며 "합작계약 체결 후 30개월 만에 공장을 가동한 것은 기적"이라며 양국 간 교류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8월에는 중남미 지역에서 자동차 메카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멕시코 동부 알타미라시 인근에 자동차용 고급소재인 연속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당시 행사에는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에르난데스 플로레스 타마울리파스 주지사 등 멕시코 정부 주요 인사가 참석해 공장준공을 축하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9월에는 인도를 방문해 싱 총리를 예방하고 포스코의 인도프로젝트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광권확보와 제철소건설 등 굵직한 사안이 걸려 있는 만큼 정 회장은 싱 총리 외에도 나빈 파트나익 오리사주 수상, 판다 연방의회 하원의원, 핸디크 광산성 장관 등 오리사주 주정부와 연방의회 의원, 중앙정부 고위관료 등을 잇달아 만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최근 새로운 철강 시장으로 부각되는 카자흐스탄ㆍ우크라이나ㆍ중국에서 보름 이상을 보내는 강행군을 펼쳤다. 정 회장은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를 차례로 만나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확인했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에서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사인 메틴베스트 홀딩스와 '원료 및 철강 분야의 포괄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카자흐스탄에서는 카림 모시모프 총리를 만나 티타늄 합작사업 협력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UKTMP사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회사를 설립하기로 협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후에는 곧바로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국제철강협회 연례 총회에 참석해 세계적인 철강 기업과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토론을 벌였으며 이사회에서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