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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벤처] 3. 비트밸리의 빛과 그림자
입력2001-01-10 00:00:00
수정
2001.01.10 00:00:00
홍병문 기자
[글로벌벤처] 3. 비트밸리의 빛과 그림자
지난해 연말 테헤란밸리가 정현준, 진승현 사건으로 몸살을 앓기 직전, 일본의 비트밸리는 일명 '리퀴드오디오재팬 스캔들'로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온라인 음악컨텐츠 제공업체인 리퀴드오디오재팬은 일본 벤처기업 공개시장인 마더스에 첫 상장되며 단숨에 일본 대표 벤처로 올라선 된 기업. 지난해 10월 오오간다 마사후미(大神田 正文) 전(前) 사장의 야쿠자 관련설과 자금제공설이 드러나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몰렸다.
창업과 함께 이곳을 이끌었던 오오간다 사장은 부하직원을 감금 폭행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구속됐다가 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 계열사에 총무부장으로 근무한 전력이 드러나며 비트밸리를 소용돌이로 몰았다.
일본 젊은이에게 성공신화이자 우상이었던 리퀴드오디오재팬 오오간다 전 사장의 몰락은 비트밸리의 명암을 극명히 드러내준 사건이었다.
새로운 기업문화를 이끌며 젊은 세대에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있는 비트밸리. 하지만 벤처기업이 뿌리를 내리기에 아직은 양분이 부족한 토양이다.
98년 비트밸리어소시에이션 설립과 함께 벤처 커뮤니티가 일본 각지에 퍼져 '제2의 손정의 신화'를 꿈꾸는 벤처기업이 속속 등장했지만 이들은 아직 '성공과 실패'라는 줄타기 한가운데 있다.
아직은 이렇다 할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힘들고 경영능력도 전통 기업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에서 벤처기업의 가치는 여전히 전통 제조업체보다 한수 아래다.
지금 당장 수익을 내고 있지 않다면 대규모 자본을 유치한다 해도 기업가치를 절대 인정받을 수 없는게 일본 벤처시장의 현실. 현지진출 국내기업이 이곳에서 성공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도 결국 수익뿐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난해 4월 시부야 역 앞에 세워진 일본 최고의 인텔리전트 빌딩 '마크시티'. 이곳에 자리잡은 인터넷 광고회사 사이버에이전트는 기업공개(IPO)와 함께 작년 3월 시가총액 1,000억엔을 돌파하며 벤처신화를 현실화시켰다.
하지만 사이버에이전트는 최근 주가가 10분의 1로 떨어지면서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봐야 했다. 후지타 스스무(藤田 晋)사장이 말하는 사이버에이전트의 올 최대 과제도 역시 '흑자 실현'.
성공한 일본 벤처의 상징인 '마크시티'는 골드뱅크 김진호 전(前)사장이 일본에 건너가 세운 엠스테이션닷컴이 자리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한국 닷컴기업의 본때를 일본시장에 보여 주려던 그의 희망은 한국에서라면 큰 호재로 인식됐을 히카리통신에서의 대규모 자본유치로 오히려 '먼산 넘어갔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거대 자본으로 벤처시장에 융단 폭격을 퍼부었던 히카리의 명성은 허위 흑자보도와 연이은 투자실패로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
엠스템이션은 결국 엄청난 임대료 문제 등이 겹쳐 마크시티를 떠났다. 신뢰와 인맥이 생명인 일본 기업문화에 히카리와 협력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현지시장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
KTB네트워크재팬의 강경구 소장은 "일본 시장에서는 누구와 협력관계에 있느냐는 것이 성공의 키워드"라며 "수익을 실현하고 있지도 못하면서 단번에 성공의 영광만을 맛보려고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는 일은 시장이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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