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동부CNI 지분을 2세에게 넘기는 등 경영권 승계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2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보유 중이던 동부CNI 지분(36.24%)을 장남인 김남호씨에게 11%를, 딸인 김주원씨에게 8%를 각각 증여했다. 김 회장은 또 4.99%를 동부문화재단에 출연했다. 이에 따라 남호씨는 기존 지분까지 포함하면 16.68%를 보유하게 돼 동부CNI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부CNI는 동부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업무를 맡던 동부정보기술이 ㈜동부의 컨설팅 부문을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공익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동부문화재단에 지분 출연을 하면서 자녀들에게도 지분을 넘긴 것”이라며 “당장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증여에 대한 세금은 남호씨와 주원씨가 각각 개인 자금으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지분 이동에 대해 김 회장이 꾸준히 진행해온 경영권 승계 과정의 마무리 단계로 파악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일찍부터 지분승계 작업에 나서 남호씨의 경우 상당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호씨는 현재 동부화재 지분 14.06%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부제강의 최대주주인 동부정밀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지분율 21.14%)이다. 남호씨는 경기고와 미국 웨스트민스터대(경영학)를 졸업한 후 현재는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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