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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두달연속 인상] 유동성 폭증·자산거품에 작심하고 긴축

지난달 콜금리 인상불구 유동성 급증세 안꺾여<br>주가 단기급등·집값 움직임도 갈수록 심상찮아<br>내년 상반기까지는 추가인상 가능성 이어질듯

콜금리 연속 인상을 결정한 9일 금통위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이호재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달 연속 콜금리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작심하고 ‘진짜 긴축’에 나섰다는 뜻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우려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시중 유동성의 증가 및 자산거품 현상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한은은 두차례의 금리 인상 효과를 당분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도 경기가 회복되고 신용경색 우려가 줄어드는 반면 유동성 증가세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한은은 또 한번 ‘칼’을 빼 들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년 상반기까지 긴축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연내 콜금리 동결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7월 콜금리 인상에도‘유동성 폭발’= 콜 금리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시중 과잉유동성의 흡수다. 6월의 광의유동성(L) 증가율은 12.7%에 달했고 한달간 증가한 유동성 규모는 무려 35조원으로 한은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7월에도 광의통화(M2)의 작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1%대 초반으로 전월(10.9%)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급증세가 꺾이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연 4.50%로 콜금리를 인상한 후 올해 7월 재차 인상할 때까지10개월간 공백기간에 1~2차례 금리를 인상했어야 했지만 금리인상의 타이밍을 놓친 금통위가 뒤늦게 공세적인 자세로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시 등 자산 거품 우려 증폭= 시중이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고 집값도 들먹이는 등 자산 거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로 1,900대로 떨어졌지만 연초 대비 4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개인 투자가들은 은행 적금을 깨 증시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집값 움직임도 심상찮다. 국민은행의 7월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집값은 0.5% 올라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국 주택가격 상승의 근원지인 강남의 집값 하락 추세도 멈췄다. 물가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2.5% 올라 안정세를 보였지만 식료품 등의 생활물가지수는 3.3%나 올랐다. 또 지난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이뤄진 것도 한은이 콜 금리를 인상하는데 부담을 덜어줬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까지 긴축 기조 유지= 이번 금통위의 통화정책 발표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 콜금리 목표 인상으로 금융완화의 정도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한 점이다. 지난달 ‘인상조정된 콜금리 목표는 여전히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며 콜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비하면 강도가 떨어진다. 이는 두 차례 인상으로 콜 금리가 적정 수준이나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더 올리면 중립 수준을 넘어 긴축 국면으로 다가서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은이 연내 콜 금리 추가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유동성 증가세가 눈에 띌 만큼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동안 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한 효과는 시차를 두고 점차 나타날 것”고 말해 앞으로 2~3개월간 금리 인상의 유보를 시사했다. 하지만 한은 내부의 ‘매파적’ 기류를 감안하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총재도 “물가가 (상승압력을 받아) 앞으로 3%선에서 움직이고 경제성장률은 4% 중반 또는 그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상승과 국제금융시장 안정이 뒷받침된 가운데 물가와 유동성이 불안하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안에는 올리지 않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 김재은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속도가 과거처럼 빠르지는 않겠지만 내년 1ㆍ4분기까지 최대 5.5%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며 “한은이 유동성과 물가 부문을 강조하고 대통령 선거를 의식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연내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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