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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9월 19일] '오늘'을 누리자

한때 산다는 것은 목표를 이루고,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정해진 시간 안에 이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자라온 사회의 교육구조가 그랬고 많은 한국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과정을 지나쳐 속도만을 좇아 사는 것처럼 보인다. 올해 유명 연예인들의 사고 소식이 잦았다. 예견되지 않은 죽음은 슬프다. 비보를 접하면서 마냥 슬프다거나 사회가 삭막해지고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만 받아들이면 될까. 산 사람의 죽음과의 대면은 현재 살고 있는 삶에서 잠시 떨어져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과연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근원적 문제에 마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교훈을 주고 있는지 모른다. 고3 때 수능시험을 치르고 하루 종일 ‘해야 할 것’이 없는 상황과 갑자기 닥쳐온 큰 자유를 어찌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과연 고3 때까지 많은 한국인들이 ‘자유’라는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기회나 있었던 것일까. 현대인, 특히 워커홀릭일수록 바쁜 스케줄과 갑자기 찾아온 휴식에 뭘 할지 몰라 습관처럼 텔레비전을 보거나 잠을 자며 보내는 경우가 많다. 과연 삶을 진정 자유롭게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온전히 자신의 자발적 생각에서 나온 적극적 행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자유다. 적어도 예술가들은 자유롭다.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림을 그리고 작품활동을 한다. 해야 할 일이 아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에 대한 결과물은 다른 어떤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작품에는 자유를 누리면서 즐거워했을 작가의 감정이 녹아 있다. 주변의 것을 누릴 줄 아는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가 특히 예술ㆍ문화 부문에서 뒤떨어진다고 평가를 받는 것은 한국인들이 속도와 발전 위주의 시각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예술ㆍ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늘을 자유롭게 보내고자 하는 우리 의지에 달렸다. 누리자.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유. 느끼고 즐거워할 수 있는 선물은 시간을 적극적으로, 나의 의도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음미’한다는 말을 한다. 순간의 기분에 취할 수 있는 것. 과연 오늘 하루 중 나의 삶을 음미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나와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맛 보고 듣고 느끼면서 ‘음미’하는 기분으로 삶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길에 문화와 예술이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죽음과 마주하면서 당신이 진정 원하는 삶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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