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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6월 4일] 해외 철도시장을 공략하자

조현용(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성, 에너지 효율성을 모두 갖춘 철도가 그 대안이 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은 정책에는 11개 노선의 고속철도 건설계획이 포함돼 있다. 중국도 7만8,000㎞인 철도를 오는 2020년까지 10만㎞로 확장한다는 당초 계획을 12만5,000㎞로 늘려잡고 있다. 브라질의 500㎞ 고속철도(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 아제르바이잔의 철도개량 사업도 국제입찰을 앞두고 있다. 세계 철도시장은 지난해 1,255억 유로(약 238조원) 규모이며 연간 4.5% 성장이 예상된다. 전세계 철도확충은 한국에 기회
우리나라의 올해 철도 투자는 지난해 대비 35% 증가했으며 상반기에 연간 예산의 68%(약 4조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약 1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1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진다. 세계 각국의 철도 투자 확대는 한국형 고속철도차량 KTX-II를 개발한 한국 철도업계에 해외진출의 기회다. 한국은 세계 다섯번째로 고속철도를 건설했고 대도시의 지하철, 중소도시의 경전철, 자기부상철도 건설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한국은 고속철도 후발주자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사업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출한 중국의 철도 감리시장과 쿠웨이트ㆍ태국 등 철도 건설 컨설팅사업 등 철도와 관련된 해외시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해외 철도사업에 진출하려면 차량ㆍ궤도ㆍ전기ㆍ전차선ㆍ건설ㆍ금융부문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협력체제를 구축해 공동으로 수주활동을 펼쳐야 한다. 철도산업은 건설분야 1개 사업만으로 진출하거나 철도차량 세일즈만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협력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철도산업 전체를 아우르고 지원할 수 있는 민간 차원의 지원기능도 미약했다. 이 같은 반성을 토대로 철도관련 산학연을 대표하는 기관ㆍ단체ㆍ기업ㆍ개인회원 등 약 160인이 창립회원으로 가입한 한국철도협회가 설립돼 지난 5월8일 창립총회를 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110여년의 역사를 가진 철도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심에 서서 다음 세대를 위한 100년의 꿈을 실현하고 국가발전의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점에 철도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협회는 건설ㆍ차량ㆍ궤도ㆍ전기 등 산학연 공동연구 및 중장기 연구개발 사업을 구상하고 철도정책ㆍ지원사업과 관련한 대(對)정부 창구, 철도산업 협력 네트워크의 장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방위 협력해 공동수주 나서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 11일 우즈베키스탄 국영철도와 철도 현대화 및 기술교류회 개최 등에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철도협회 회원인 민간 건설ㆍ엔지니어링 회사 등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사마르칸트 철도 고속화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참여를 추진하는 등 철도협회를 주축으로 해외시장 동반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철도협회를 구심점으로 한국 철도는 이제 세계로 나가야 한다. 1970년대에 발생한 1ㆍ2차 오일쇼크를 중동 건설 붐으로 벌어들인 오일달러로 극복해낸 것처럼 한국 철도의 해외진출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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