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건설 붐을 타고 일자리를 찾아온 외국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수 일채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 달러 페그제를 실시하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에서의 봉급을 본국에 송금하면 달러 가치하락으로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실질임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UAE의 대표도시 두바이에선 수천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작업장에 출근하지 않고 임금인상과 생계비 인하를 요구하며 태업을 벌이고 있다. 주로 인도ㆍ파키스탄ㆍ동남아 국가에서 온 이들은 수일전부터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다 수십명이 체포돼 연행되기도 했다. 높이 치솟고 있는 '버즈 두바이' 등 첨단 마천루 건설 공사에 투입되고 있는 이들은 공사장 주변의 사막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며 수입의 대부분을 본국에 송금하고 있다. 두바이의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시아계 노동자는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노동자들은 최근 달러화와 연계된 UAE의 디르함화 가치가 떨어지고 두바이내 물가가 급등, 생활수준이 급격히 악화되자 불만이 크게 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의 야심찬 미래형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는 이들은 최고급 호텔, 리조트 등을 짓고 있는 만큼 50%의 임금 인상과 주거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루 12시간 근무하면서 한달 600~1,000디르함(약15만~25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두바이 등 중동 산유국들은 지난 5년간 국제 원유가격이 4배이상 치솟으면서 달러 유입이 폭증,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현지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금 수준이나 생활 환경외에 노동조합을 금지하고 있는 UAE의 법 때문에 제도적 보호망도 극히 취약하다"며 "최근 유례없는 두바이의 인플레이션도 이들의 삶을 지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