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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화려해도 수익성 갈수록 악화
입력2002-11-17 00:00:00
수정
2002.11.17 00:00:00
3분기 기업실적 둔화 뚜렷상장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 내용은 4ㆍ4분기는 물론 내년 기업실적 및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외형상으로는 사상최대치를 지속하는 화려한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분기 실적둔화세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지난 1ㆍ4분기를 정점으로 2분기 연속 급감, 매출과 영업부진 속에서도 저금리ㆍ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순이익은 급증하던 `기업들의 기존 실적 구조`가 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경제 회복지연과 국내 소비심리 둔화 등 국내외 악재들이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감소와 구조조정효과를 희석시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시가총액 상위 10개 상장ㆍ등록기업들이 각각 전체 순이익의 70% 이상을 차지, 편중성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사상최대 실적`이란 성적표는 일부기업의 실적호전이 전체기업의 실적호전으로 확대해석되는 `착시현상` 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장기업 수익성 갈수록 악화=전분기에 비해 32.4%나 줄어든 순이익 규모뿐 아니라 다른 수익지표를 살펴봐도 기업들의 수익성이 확연히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3ㆍ4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6.95%로 전분기 7.08%보다 0.12%포인트 감소했고 매출액 경상이익률도 5.65%로 전분기 8.16%보다 2.51%포인트나 낮아졌다. 또 매출액순이익률도 4.07%로 전분기 5.94%에서 1.86%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들 수익지표는 특히 1ㆍ4분기 이후 감소 폭이 커지는 추세여서 4ㆍ4분기에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경기를 지탱했던 내수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고 이라크 전쟁우려도 고조되는 등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투명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재무구조는 더욱 탄탄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총부채는 지난해보다 24조3,176억원 감소해 부채비율이 112.82%로 21.15%포인트나 줄었고 상반기보다도 0.39%포인트 낮아졌다.
업종별로 3ㆍ4분기 누적매출에서는 통신ㆍ전기전자ㆍ자동차업종의 증가세(전년동기 대비)가 두드러졌고 순이익에서는 건설ㆍ운수창고ㆍ전기전자ㆍ종이목재ㆍ유통ㆍ기계업종이 호조를 보였다. 건설ㆍ운수창고ㆍ전기전자ㆍ종이목재업종은 흑자전환했고 유통업은 364.62%, 기계업종은 179.02%나 급증했다. 반면 수출감소로 섬유의복업종은 적자로 돌아섰고 의료정밀업종은 적자가 지속됐다.
◇10대그룹 희비 엇갈려=지주회사 전환으로 전년동기와 비교가 불가능한 LG그룹을 제외한 10대 그룹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알짜 계열사의 수익증가로 한진ㆍ금호ㆍ현대중공업은 흑자로 돌아선 반면 상반기 흑자전환했던 한화그룹은 적자를 기록했다.
10대그룹 전체실적은 자동차ㆍ반도체 매출증가 등에 힘입어 3ㆍ4분기 누적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28% 늘었고, 순이익은 구조조정과 수익위주 경영으로 119.48%나 증가한 11조3,106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기업 수익 감소세 이어져=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중 포스코ㆍ신세계를 제외한 18개사의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었다. 특히 KTㆍ현대차ㆍ삼성전기ㆍ현대모비스 등은 2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삼성전자ㆍKTㆍ삼성SDIㆍ담배인삼공사ㆍSK 등은 영업이익이 연속으로 감소했다. S-Oilㆍ한국가스공사 등은 3ㆍ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포스코의 경우 3ㆍ4분기 철강가격인상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124.63% 늘었고 신세계는 할인점 매출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이 8.8% 증가했다.
◇코스닥 ITㆍ벤처 기업 선전=코스닥 등록기업은 상장기업과 달리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20.1% 늘어나는 호조세를 보였다. 이는 일반기업들의 실적은 전분기보다 저조했지만 벤처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 힘입은 것이다.
3ㆍ4분기까지 부문별 누적실적은 비금융업 중 일반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17.1%, 순이익은 139.7% 증가했다. 이는 코스닥의 대표적인 IT기업과 홈쇼핑업체인 KTFㆍLG홈쇼핑ㆍCJ39쇼핑ㆍSBSㆍ엔씨소프트ㆍLG마이크론ㆍ유일전자 등의 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업은 가계부실에 따른 카드사들의 실적저조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하는데 그쳤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2%포인트 줄어든 13.6%로 낮아졌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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