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카인과 아벨’ 등의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배우 소지섭(32)이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무거운 분위기의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를 접해온 팬들에게 소심하고 엉뚱하게 망가지는 나쁜 남자 ‘제프’ 역할을 맡은 그의 모습이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소지섭은 예상보다 자연스럽게 역할 속에 녹아들어 뜻밖의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해 저예산으로 촬영한 ‘영화는 영화다’의 뜻밖의 성공으로 차기작 선택이 주목됐던 그에게 중국 여배우 장쯔이와 함께 촬영한 한-중 합작영화 ‘소피의 연애메뉴얼’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소지섭은 “ ‘영화는 영화다’ 이후 사극에서 에로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며 “항상 슬픈 역할을 많이 해서 밝은 연기도 해보고 싶었다”고 작품선택 이유를 밝혔다. ‘소피의 연애 매뉴얼’은 중국 1,100개관에서 개봉하는 작품으로 주연 배우인 장쯔이가 제작에 참여했고 소지섭 캐스팅에도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소지섭은 “언어 때문에 너무 걱정했는데 장쯔이씨가 편하게 하라고 여러 충고를 해줬다”며 “이번 영화가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넓은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한국 내에서만 활동하면 ‘내가 언제까지 갈까’라는 생각에 좀 불안해진다”며 “한국 시장을 과소평가하거나 최종목표가 헐리우드 진출뿐 이라는 건 아니지만 헐리우드가 바다라고 친다면 지금 호수에서 강으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면 속보다 한층 여유로워 보이던 그는 “신인 때는 그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젠 ‘저게 나야’ 싶을 만큼 화면 속에 나와 다른 모습의 내가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나와 다른 모습이 화면에 등장할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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