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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실장 몰카’ 커지는 의혹
입력2003-08-02 00:00:00
수정
2003.08.02 00:00:00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이 술자리를 찍은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새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향응 파문으로만 끝날 듯하던 사건은 비디오테이프의 공개로 `누군가가 양 실장의 청주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음모적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권과 청주 지역에서는 누가, 왜 양 실장의 술자리 장면을 찍어 언론에 공개했는지를 놓고 다양한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일단 `몰래 카메라` 의혹은 중앙 정치권 보다는 청주 지역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의 중앙 정치권에서 양 실장의 청주행을 미리 파악, 몰카를 찍고 언론사에 흘리는 `기획`을 할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 집권 세력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었다면 정치적으로나 청와대 내부적으로 그다지 위상이 높지않은 양 실장을 타깃으로 삼았을 리 없다는 분석에서다.
정치적 타격을 가하려 했다면 실세 청와대 인사 등을 대상으로 했어야 앞뒤가 맞는 것 아니냐는 것이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양 실장은 실제 정치적으로 큰 반대 세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주 지역 내부 문제 때문에 몰카가 만들어졌을 경우 촬영자는 양 실장을 접대한 민주당 충남도지부측과 관련된 내부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
양 실장은 6월28일 청와대 관용차를 타고 청주IC에 도착해 오원배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을 만났다.
양 실장은 그 자리에서 관용차를 돌려보낸 뒤 골재업체를 운영하면서 역시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인 김정길씨의 에쿠스 승용차로 저녁식사 자리로 이동했다.
SBS에 따르면 촬영자들은 “양 실장이 호텔에 도착, 여장을 푼 뒤 저녁식사를 마치고 키스나이트클럽 306호에서 술을 마시고 나와 포장마차에 들렀다 숙소로 들어가기 직전까지를 찍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 실장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으로, 행사를 준비한 충북도지부와 관련된 인사가 촬영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오씨는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되자 “나를 시기ㆍ질투하는 세력들의 작품일 것”이라며 “처음엔 나를 겨냥해 지역 언론사를 활용했으나 여의치 않자 중앙 언론사와 접촉한 것 같다”고 말해 지역 인사 개입 가능성에 비중을 뒀다.
오씨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국민경선 과정에서 충북지부장인 홍재형 의원이 이인제 후보를 지지한데 반발, 별도로 사무실을 내고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인물.
당시만 해도 비주류였던 그가 노무현 후보 당선 이후 위상이 높아지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정치적 상처를 입히기 위해 몰카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씨와 경쟁관계에 있는 청주 지역의 모 정당 인사가 최근 “몰카가 언론사에 가 있는데 내가 보도 안되게 막았다”고 자랑한 것으로 전해져 관련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양 실장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함께 한 인사들이 어떤 불순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촬영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중에는 K나이트클럽과 R호텔의 주인인 이원호씨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몰카 내용을 방영한 SBS측이 확보하고 있는 비디오테이프에는 나이트클럽 룸 내부 장면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업소 소유주인 이씨 측의 도움이 없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 이 때문에 조세포탈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씨측이 보험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촬영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 사업가인 이씨가 무모하게 몰카를 공개할 리 있겠느냐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밖에 이씨의 키스나이트클럽과 경쟁 관계인 다른 나이트클럽이 이씨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촬영했다는 설도 있으나 두 업체의 주고객 연령층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태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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