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둔 것과 관련, 국민들은 앞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협력해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 완화 작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정부와 최다 의석을 확보한 여당이 이번 총선 결과에 자만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박승구(41) LG전자 차장은 “거대 여당은 앞으로 경기를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고 있는 만큼 살맛 나는 경제를 제대로 한번 세워달라”고 말했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김희자(54ㆍ여)씨도 “새 정부 출범 후 4개월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이 최다 의석을 얻은 것은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책임감을 갖고 국가경제를 살리는데 매진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라며 “여당과 정부는 자만하지 말고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언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진(41) 서중물류 사장은 “대기업이 아닌 소외된 업종별 경기가 좋아지도록 힘써 달라”며 “내수경기는 물론 제조업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의 유기적인 협조 아래 규제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바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항공업계에 근무하는 이모(47) 부장은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둔 만큼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기업 활동을 제한해왔던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칠곡군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박순구(50)씨도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기업에 여전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를 없애려면 각종 시행령이나 규칙을 대폭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정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총선 승리를 계기로 정부와 여당이 한반도 대운하 등 국민의 의견이 한데 모아지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반도체업체에서 근무하는 고모(37) 과장은 “여당이 승리했다고 의료보험 민영화나 한반도 대운하 등을 밀어 붙이면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며 “반대 의견도 면밀히 검토해 신중하게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3)씨도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나 한반도 대운하 건설 등 국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은 보다 많은 의견 수렴을 통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 경북 구미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춘길(62)씨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극히 저조한 이유를 정치권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앞세우면서도 자신들만의 권력을 위해 싸움질하는데 식상해 정치 혐오 현상이 깊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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