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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ㆍ서청원 정면대결 치닫나
입력2004-01-05 00:00:00
수정
2004.01.05 00:00:00
유성식 기자
崔측 "공천혁명 흔들림없어…물갈이 드라이브 계속"
당무감사 자료유출 사건으로 노골화한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주류와 비주류의 실력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측은 5일의 운영위에서 "지난 주 출범한 공천심사위는 최병렬 대표의 꼭두각시"라며 공천심사위 재구성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독자적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또 서 전 대표는 4일 "당무감사 결과가 최 대표의 구미에 맞게 조작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공천작업이 중단되지 않으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사덕 총무와 양정규 박희태 신경식 의원 등 중진 14명도 이날 만찬 모임에서 ▲공천심사 연기 ▲연석회의 개최 ▲공천심사위원 일부 교체 ▲비상대책위 해체 등을 최 대표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료유출에 대해선 거듭 사과했으나 "공천혁명은 흔들림없이 계속돼야 한다"며 "당헌상 독립기구인 공천심사위 활동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서 전 대표측은 이르면 이번 주중 의원과 지구당위원장 5분의1의 서명을 받아 연석회의를 소집,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한 비주류 의원은 "최 대표가 연석회의를 거부하면 대표직무정치 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독자적인 연석회의 개최는 원내ㆍ외 지구당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주류와 비주류로 양분되는 것을 의미한다. 소장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는 이미 남경필 오세훈 정병국 의원 등 개혁 공천파와 김종학 심규철 박종희 의원 등 친 서청원파로 쪼개졌다.
한발 더 나아가 서 전 대표의 구상대로 비주류가 지도부의 퇴진을 전제로 한 조기 전당대회 소집을 추진할 경우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당무감사 자료에서 자신들을 물갈이하겠다는 지도부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이상 살아남기 위해선 극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게 비주류측 분위기다.
이번 사태의 끝을 가늠해볼 수 있는 관건은, 비주류가 지난 16대 총선 때의 민국당처럼 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다.
만약 득표력을 갖춘 또 하나의 보수 야당이 생긴다면 한나라당에게는 치명적이다. 따라서 비주류의 잠재력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최 대표는 일정 시점에 비주류와 타협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류측 반응은 냉소적이다. 한마디로 "신당의 명분도, 구심점도 없는 집단"이라는 시각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도 국민은 `물갈이 대상자의 생존 몸부림`으로 치부해 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직자는 "그들은 탈당하면 어차피 설 땅을 찾지 못하고 고사 당할 것인 만큼 제 발로 나가주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따라서 물갈이 드라이브를 계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반발 인사에 대한 개별 설득을 병행하면 대안이 없는 비주류로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투항하거나 주저앉고 말 것이라는 게 주류측 계산이다.
이처럼 상극을 달리고 있는 주류와 비주류의 입장은 당 내분이 한동안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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