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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내수침체 엇갈린 해석] “꽃샘추위” - “엄동설한”

소비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단행한 접대실명제가 경기부진의 골을 깊게 만든다는 업계의 주장과 개선 조짐이 보인다는 정부의 시각차가 엇갈리고 있다. 봄을 알리는 제비를 봤다는 측과 엄동설한에 죽겠다는 아우성이 뒤섞인 격이다. 과연 내수는 한겨울일까.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지표가 좋지 않다. 더욱이 50만원 이상 접대를 사용할 경우 실명을 써야 하는 접대실명제가 도입된 이후 요식업종의 체감경기는 더욱 떨어졌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최근의 통계인 지난 1월의 지표가 지난해 12월보다 안좋게 나왔지만 해동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라는 것이다. 정부는 돌발 악재가 없는 한 2월의 지표는 호전된다고 장담하고 있다. ◇백화점ㆍ할인점 경기 꽁꽁=백화점 관계자들은 1월 실적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마이너스 11.2%(전년동월대비)를 기록한 후 11월 마이너스 6.0%로 감소폭을 둔화시킨데 이어 12월에는 2.5% 증가세로 반전된 기세가 마이너스 두자리 수 가까이 꺾였기 때문이다. 할인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전년동월대비 2.5% 증가해 6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한 후 12월 마이너스 7.1%, 1월 마이너스 5.2% 등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와 각종 할인행사가 집중됐음에도 백화점은 가정용품(-21.2%), 여성정장(-15.1%), 남성의류(-11.9%), 아동ㆍ스포츠(-9.4%) 등 대부분의 업종이 판매부진에 허덕였다. 할인점도 생활용품(1.5%)을 제외한 전 품목이 6~12.4%씩 줄었다. ◇삼각파도로 판매부진=백화점 등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크게 3가지 이유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명절 특수에 따른 공백. 설 연휴가 사실상 5일에 달했을 뿐 아니라 연휴 직후의 판매공백기가 평소 같으면 매출이 집중되는 월말에 포진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판매 휴식기에 해당되는 명절 뒤끝이 지난해에는 2월로 넘어갔지만 올해는 1월말에 포함돼 실적이 안좋게 나왔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 탓으로 명절의 주력품목인 육류가 판매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셋째 이유는 접대실명제로 명절 선물수요가 크게 줄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접대실명제가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접대실명제, 소비위축 논란=백화점업계의 입장은 대체로 그렇다는 쪽이다. 지표를 단순하게 해석해도 그렇게 나온다. 1월중 백화점 상품권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8.3%나 감소했다. 기업특판분으로 나가는 상품권 매출 감소는 29.7%에 이른다. 위스키같은 고급주류 판매도 23.3% 줄어들었다. 유흥용 매출은 28.8%나 떨어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접대비 증빙의무화 이후 상품권 판매가 10~20%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우선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상품권 판매감소가 각각 45.3%, 62.9%에 달할 정도로 상품권 매출급감은 어제 오늘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 당시에 비교하면 오히려 상품권 매출이 늘었다는 게 국세청의 해석이다. 고급주류도 지난해 9월의 감소폭은 44.7%에 달했다. 국세청은 비생산적ㆍ향락적 접대문화가 생산적 접대로 변화해 궁극적으로는 기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 같다. 백화점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상품권 등의 매출 감소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 동안 형성됐던 거품이 꺼지는 과정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미있는 것은 증빙 의무화 이후 대기업의 상품권 구매는 그대로 유지된 반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구매는 급감했다는 점. 백화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상품권 취급이 덜 투명한 기업의 행동반경이 제약받는 것은 사실 같다”고 말했다. ◇소비증가세 반전 가능할까=정부는 2월중에는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선다고 강조한다. 산자부는 백화점 6~7%, 할인점 7.1%대의 매출확대를 예상했다. 설연휴 직후의 영향으로 판매실적이 안좋았던 지난해 2월의 저조한 성적과 대비할 때 올 2월에는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증가세 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경기회복 기대, 영업일수 증가, 졸업 및 입학시즌, 밸런타이데이 등의 호재도 있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부진하지난 지난해 12월중 도소매 생산활동이 10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정부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재료로 꼽힌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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