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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량첸살인기'로 돌아온 노덕 감독

"믿음이 진실 만들수 있지만 선택은 치열한 고민 거쳐야"

'특종:량첸살인기'의 노덕 감독5_누끼

영화 '특종'은 진실-거짓에 대한 우화

각자의 입맛대로 '진실' 취사선택

검증없이 정보 믿는 세태 비판

10년간 품어온 얘기 그렸죠


연애의 구질구질한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 '연애의 온도(2013)'로 크게 주목을 받은 노덕(35·사진) 감독이 두 번째 장편 '특종:량첸살인기(22일 개봉·이하 특종)'으로 돌아왔다. '특종'은 감독이 근 10년간 품어온 이야기다. 사실 감독이 데뷔작으로 준비하고 있던 영화도 '연애의 온도'가 아니라 '특종'이었단다.

"'연애의 온도'도, '특종'도 둘 다 한 번씩은 넘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작품 하나 하는데 3~4년씩 걸렸네요. 그때는 아팠는데, 지나고 보니 힘이 된 것 같아요"

감독은 '특종'이 '진실과 거짓에 대한 우화'라고 말했다. 듣고 보니 동화 '양치기 소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이야기는 물론 등장인물들 또한 이 화두를 던지기 위해 정교하게 고안·배치된 느낌이다. 거짓과 진실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이 영화 내내 비추고, 기자에서부터 경찰, 연쇄살인마에 이르는 인물 모두가 어딘가 미심쩍은 진실을 자신의 편의에 따라 삼키고 또 뱉는다. 각자의 입맛에 따라 취사 선택되는 진실이라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씁쓸하다. 하지만 감독은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진실이냐 아니냐, 누구의 행동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위한 영화는 아니에요. 저는 오히려 진실이란 내가 믿기로 결심하면서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지막 무혁의 결정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용기 있고 멋있죠."

다만 진실이라고 믿는 선택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은 중요하다.

"어떤 뉴스나 정보를 한 치의 의심이나 검증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서는 조금 비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선택이 있고 그 선택들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자신이 택하는 진실이 어떤 건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거죠. 만약 그렇게 고민해서 선택한 것이라면 그것이 진실이냐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주제를 논하기 시작하면 이처럼 철학적인 부분으로까지 접어들지만 사실 '특종' 자체가 그리 어렵고 무거운 영화는 아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이해하기 쉬운 장르 영화이자 상업 영화에 더 가깝다.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예측불가 상황 코미디와 연쇄살인범을 쫓는 스릴러의 긴장감이 잘 어우러져 높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극장에서는 정신없이 드라마를 따라가며 즐기다가 집에 돌아와선 한번 다시 곱씹어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목적은 보기 좋게 달성된 듯하다.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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