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든 동물이든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이에 반기를 든 사람이 '생명에서 생명으로(원제 Life Everlasting)'의 저자 베른트 하인리히다. 저자는 흙에서 흙으로가 아니라 생명에서 생명으로의 순환이 이어진다고 본다.
저자는 생명의 존재와 순환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동물과 식물들은 어떻게 죽고 어떻게 사라질까. 그는 이들이 죽고 재생되는 과정을 실제 사례를 들어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자연속에서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삶이 더 중요한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죽은 들쥐를 땅에 묻는 송장벌레, 북방에서 제일가는 '장의사'인 큰까마귀의 소통 전략, 늑대와 족제비·흰머리수리가 '의도치 않은 팀워크'를 발휘해 사냥한 먹이를 널리 퍼뜨리는 과정 등등 자연생태계에서 동물이 재활용되는 다양한 방식, 옛 생명이 사라지고 새로운 생명이 나타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청소동물들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세상은 시체로 가득 찰 것이다. 시체는 죽음의 현장이라기보다 생명의 현장이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1만8,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