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은 국내 첫 조미료이자 지난 59년간 한국인의 맛있는 밥상을 책임진 국민 조미료다. 자연원료인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발효 조미료로, 다양한 요리에 쓰여 감칠맛을 더해준다. 최근 먹방, 쿡방 열풍이 거세면서 간편하고 쉽게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조미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미원이 국민조미료로 다시 돌아올지 주목받고 있다.
미원의 탄생은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조미료인 '아지노모토'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던 1950년대 중반 대상그룹 창업자 임대홍 회장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 제조 방법을 습득하고 돌아와 지금의 대상그룹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를 세우고 미원을 만들어냈다. 순수 국내 자본과 독자 기술로 만들어 낸 국내 최초 조미료였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씩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 때문에 '1가구 1미원'이라고 회자될 정도로 미원은 주부들의 요리 에센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한 식품회사의 MSG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에 대한 유해 논란이 점화돼 미원은 약 20여 년 세월 동안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미원이 고개를 다시 들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 다시 MSG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MSG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다루며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나서 MSG의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MSG의 안전성은 이미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FDA 등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대상은 지난해 10월 미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해 선보였다. 제품명도 기존 '감칠맛 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바꾸고 L-글루탐산나트륨에 배합해 감칠맛을 배가시키는 핵산의 비율을 줄여 가장 이상적인 감칠맛을 완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발효미원 출시에 맞춰 홍대 인근에서 '밥집 미원' 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밥집 미원에서는 발효미원을 넣어 나트륨 양을 30% 줄인 국밥을 1970년대 가격인 100원에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2월에는 연녹색 형태의 '다시마로 맛을 낸 발효미원'을 출시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최광회 대상 식품사업총괄 상무는 "신제품 '발효미원'과 '다시마미원'을 통해 미원이 세대를 넘어 애용되는 국민 조미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원의 국내 매출은 2013년 953억 원, 2014년 1,005억 원인 반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은 2013년 1,780억 원, 2014년 1,887억 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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