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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사태, 유럽계 자금 귀환 발목 잡나

장기화땐 유럽 경기위축… 자금이탈 부채질할 수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유럽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마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제조업 경기의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을 주도한 유럽계 자금의 귀환을 더디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주로 유출한 것은 유로존 투자자들이었다"며 "폭스바겐 사태로 이들 자금의 귀환이 늦어지거나 순매도 규모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사태를 지난 2010년 영국 최대 석유화학기업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때와 비교해볼 수 있다며 당시 영국계 자금이 우리나라에서 큰 폭의 자금을 유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폭스바겐 사태 역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10년 4월 BP 원유 유출 사고 발생 직후 영국 경기는 약 1분기가량 일시적으로 위축되면서 영국계 자금도 국내 증시에서 5월부터 순매도(-2조원)로 돌아서 그해 9월까지 5개월간 순매수로 전환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비영국계 자금이 4조원가량의 순매수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로 시추요원 11명이 사망하고 1억7,000만갤런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된 바 있다.

노 연구원은 "당시의 경험을 폭스바겐 사태에 적용해볼 때 사건의 결말이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일시적으로 독일과 유로존 경기의 위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달러화의 빠른 약세 전환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신흥국 통화의 추세적 강세 전환 시점을 지연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독일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유럽 경기를 이끌어가는 국가인데다 자동차 산업이 독일 내 차지하는 위상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독일은 물론 유로존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금유출을 더욱 부채질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8월 상장주식 국가별 순매수 추이를 집계한 결과 영국(-4조9,310억원)과 룩셈부르크(-7,590억원), 독일(-1,590억원) 등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의 순매도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최근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큰 폭으로 빠져나간 만큼 추가 이탈의 가능성보다는 순매수 전환 시기의 지연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증시 이탈을 이끌어온 유럽계 자금의 매도 규모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유럽계 자금의 추가 이탈보다는 순매수 전환을 지연시키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해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최대 100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CNN머니는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수습을 위해 최대 780억유로(약 103조원)를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BP가 원유 유출 사고 배상을 위해 부담한 금액(약 21조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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