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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눈으로 우리를 보다… 해외작가전 줄이어

"상승국면 미술시장 새 승부수 필요" PKM갤러리 벨기에 출신 홀러展

지오바니 오졸라
지오바니 오졸라 '선셋' /사진제공=313아트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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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텐 홀러 '이중버섯 진열장(Double Mushroom Vitrine)' /사진제공=PKM갤러리
Namdaemun.50cm diameter. 50cm diameter. 2015
베른트 할프헤르 '남대문'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율리어스 포프
율리어스 포프 '비트.폴 펄스(bit.fall pulse)'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촤락~촤락~촤락~"

물 쏟아지는 소리는 째깍거리는 시계소리처럼 규칙적으로, 동시에 아주 빠르게 반복된다. 높이 10m의, 대형 컨테이너 4개를 조금씩 어긋나게 쌓아놓은 철제 구조물 맨 윗부분에서 쏟아져 내린 물은 단어를 형성한다. TROTZ, GEPANZERTEN, DEMOKRATIE 등 발음도 어려운 외국어 단어가 물줄기를 따라 순간 나타났다 사라진다. 개중에는 테러리즘(TERRORISM) 같은 아는 영단어도 흘깃 지나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서울박스 전시실에서 내년 9월4일까지 선보이는 독일출신 작가 율리어스 포프(42)의 작품 '비트.폴.펄스'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단어들은 작가가 설정해 둔 세계 각국의 뉴스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선택된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들이다. 순간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언급하지만 곧 사라지는 속성은 정보와 뉴스에 대한 현대사회의 관심 주기를 얘기한다.

최근 미술가에 외국작가들의 전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단색화'의 인기로 한국작가의 전시가 주를 이루던 것에서 변화가 포착된 것. 미술관 전시도 있지만 PKM갤러리(카스텐 홀러), 아라리오갤러리(게이지 우에마쓰), 313프로젝트(지오바니 오졸라), 학고재갤러리(웨이칭지,장위 등 그룹전) 등 굵직한 갤러리가 마련한 해외작가 전시는 미술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한다. 김환기가 8년 만에 박수근을 제치고 국내 미술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등 10년 안팎의 주기를 갖는 미술시장이 확실한 회복과 상승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화랑들이 새로운 호황기에 전략적 승부수를 던질 새로운 작가군을 미리 선보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PKM갤러리에서 25일 개막한 벨기에 출신작가 카스텐 홀러(54)의 국내 첫 개인전은 '50%'라는 제목이 붙었다. 반으로 가른 서로 다른 버섯 둘을 붙여 놓은 거대한 설치작품부터 다리가 넷씩 갈라진 문어, 배가 불룩한 뱀 등 '난해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한쪽에서만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또 다른 관점에서 보려고 애쓴 작가의 산물들이다. 그는 원래 곤충학자였으나 뒤늦게 예술가가 됐다. 2006년 런던 테이트모던 터바인 홀에 설치한 미끄럼틀, 2011년 뉴욕 뉴뮤지엄 개인전에서 선보인 3개 층을 관통하는 미끄럼틀 작품 등 파격과 실험성이 작가의 특기다.



신선한 외국작가를 꾸준히 소개해 온 313아트프로젝트는 이탈리아의 젊은작가 지오바니 오졸라(33)의 국내 첫 개인전을 12월20일까지 연다. 전쟁 벙커와 바다를 하나의 화면에 서정적으로 표현한 사진작품을 비롯해 알루미늄, 구리, 프로펠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런던 테이트모던,뉴욕 첼시미술관, 도쿄 모리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한 유망작가다.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다음달 11일까지 전시하는 베른트 할프헤르(50)는 한국에서 활동중인 독일작가로 구(球) 위에 360도로 촬영된 파노라마 사진을 입혀 2차원의 평면과 3차원 조각을 결합시켜 보여준다. 관객 개인의 체험을 중시하는 작가는 "구는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변화하는 세상을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전통 가옥과 아파트 사진으로 만든 설치작품, 한 화면 안에서 400개의 뉴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재생되는 'CNN뉴스' 등의 작품이 선보여 타자의 시선으로 본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한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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