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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중 최초로 1조원대 중대형 펀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해당 펀드의 원천은 결국 국민의 노후자금이자 생활 자금인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PEF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인준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는 서울경제 2015 대한민국 증권대상에서 '올해의 PEF'로 선정된 데 대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운용사인데 이번 수상을 더 잘하라는 계기로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IMM PE는 올해 국내 PEF 역사상 최초로 국내 기관투자자 자금으로만 1조원 이상을 모집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민연금(2,500억원)을 비롯해 교직원공제회·사학연금·행정공제회·군인공제회·경찰공제회 등 올해 PEF 출자 사업을 진행한 모든 연기금·공제회가 IMM PE를 운용사로 선택했다. IMM PE는 현재 1조2,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조성 중인 'IMM로즈골드 3호 펀드'에 이미 1조1,000억원의 자금 모집을 완료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종 PEF 중 국내 기관 자금을 주축으로 '조 단위' 단일 펀드를 조성한 것은 IMM PE가 최초"라며 "IMM PE가 풍부한 실탄을 토대로 칼라일·KKR 등 글로벌 PEF와 국내 자본시장에서 대등하게 겨룰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보적인 자본조달 능력과 더불어 IMM PE는 올해 태림포장·대한전선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PEF 운용사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IMM PE는 골판지·포장재 업체인 태림포장공업 및 계열사를 3,500억원에 인수했다. 40여년간 태림을 국내 골판지 시장 1위 업체로 일궈 낸 창업주는 자녀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 IMM PE를 태림의 새로운 주인으로 선택했다. 또한 IMM PE는 지난 9월 60년 업력의 국내 최초 전력 케이블 제조업체인 대한전선에 3,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71.5% 및 경영권을 확보했다. IMM PE 관계자는 "대한전선에 대한 유상증자 및 대출금 출자전환을 통해 부채비율을 2,100%에서 260% 수준으로 안정화시켰다"며 "현재 집행임원제 도입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350억원에 인수한 할리스 F&B(할리스커피)는 인수 후 3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가맹점 중심 수익 구조에서 탈피, 직영점을 꾸준히 늘리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기존 대주주와의 경영권 분쟁 및 파생상품 손실로 존폐의 위기를 겪었던 자동차용 와이퍼 제조업체인 캐프를 정상화해 코스닥 시장 상장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송인준 대표는 "가업 승계, 기업 구조조정 등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PEF의 책임 및 역할이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 수익 추구에 골몰하기 보다는 일시적 어려움에 빠진 투자 대상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PEF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에도 충실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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