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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율 끌어올린 현대오일뱅크 "유가 10달러 돼도 흑자 자신"

■ '13분기 연속 흑자' 현대오일뱅크 저유가 극복기


현대重에 인수 전후 전폭적 투자… 고도화율 39%로 높여 국내최고

유가에 흔들림 없는 환경 구축

폐열 재활용 등 비용절감도 한몫… 안전관리 강화 17년째 무재해도


높이 90m에 달하는 유동층분해공정(FCC) 반응기의 꼭대기 층에 오르자 280만㎡ 규모의 광활한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이 발아래 펼쳐졌다. 탑 모양의 FCC는 이 공장에서도 수익을 가장 많이 창출하는 설비다. 원유와 촉매, 고온의 환경이 만나 휘발유로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2초에 불과하다.

25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현대오일뱅크 공장에서 만난 문성 상무는 "요즘 공장 가동률이 100%"라며 활기찬 공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964년 극동석유공업으로 창립된 이래 대산 공장에 이만큼 활력이 넘쳤던 적도 드물다.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가 사상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일 때도 현대오일뱅크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4분기까지 1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문 상무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져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현대오일뱅크가 원유 가격 변동에 휘둘리지 않을 수준의 생산 환경을 갖춰놨다는 의미다. 똑같은 원유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더 많이 뽑아내는 능력을 뜻하는 고도화율이 국내 최고인 39.1%에 달한다는 점이 자신감의 기반이다. 2010년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시점을 전후해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 이전까지 17.9%에 불과했던 고도화 설비 비율을 30% 이상으로 단숨에 끌어올린 것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비율은 내년에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철저한 비용 절감도 현대오일뱅크의 흑자 행진에 기여했다.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내년 말 완공될 혼합자일렌(MX) 생산시설 중 일부는 두 개의 설비를 하나로 합친 후 내부에 격벽을 쌓아 적은 에너지로도 두 가지 생산 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짓고 있다. 기존보다 30~40%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비용은 저유가 시기에 연간 1조원, 고유가 때는 연 2조원 정도"라며 "이 중 10%만 아껴도 1,000억~2,000억원을 버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낀 비용은 고스란히 사업에 재투자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후 단 1원도 배당을 받아가지 않았다.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짓고 있는 MX 공장이 대표적인 재투자 사례다. MX는 원유보다 저렴한 콘덴세이트를 이용해 생산하며 폴리에스테르 섬유나 페트병의 원료인 파라자일렌의 원료로 쓰인다. 거의 수입해 쓰던 MX를 직접 생산하게 되면 수입 대체 효과만 2조원, 기대 매출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은 1991년(당시 극동정유) 발생한 폭발 사고의 악몽을 되새기며 안전 관리 시스템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EO)가 주재하는 종합안전대책회의를 신설했고 서울사무소(회현동)의 CEO실에서도 대산 공장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1991년 사고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고도화 설비가 폭발하면서 충격이 컸다"며 "각종 사고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은 덕에 1997년 이후 17년 연속으로 무재해 사업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산=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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