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에 개봉된 공상과학(SF) 영화 '백투더퓨처'는 30년 후인 2015년, 바로 현재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날아다니는 스케이트보드와 전자안경·홀로그램 등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미래 사회를 그렸던 영화 속 과학기술들은 현재 다양한 모습으로 실현되거나 구현을 앞두고 있다.
다분히 허구(픽션)의 한 분야로만 여겨졌던 SF장르는 최근 그 가치와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SF 영화 '마션'이 흥행에 성공했고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지난달 27일 개막해 이달 1일 막을 내린 'SF 과학축제(SF 2015)'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SF의 경이로움과 재미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상상력에서 나온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봉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요즘 SF 영화·소설 등은 물리학에서 나온 가정이나 이론들에 근거하기 때문에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SF영화의 역할은 단지 대중들에게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연구영역에서의 추진력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일례로 혜성의 지구충돌 위험을 다룬 영화 '딥 임팩트(1998년작)'의 경고는 지구 근접 천체의 발견 증가로 이어졌고 결국 영화에서와 같은 재난 방지를 위한 실제 노력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SF영화를 모티브로 해 수많은 과학기술들이 개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F적 상상력이 과학기술 혁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SF영화 속 상상력이 갖는 또 다른 힘은 유능한 과학인재를 길러내는 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SF를 많이 접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욱 풍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가진다고 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많은 천문학자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들이 고전 SF영화 시리즈 '스타트랙'을 보고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고 고백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 국민, 특히 청소년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이유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관계부처와 함께 모든 국민의 창의성 발현과 과학문화 대중화를 기치로 2013년부터 '무한상상실'의 운영을 시작해 현재 전국 51곳으로 확대됐다. 국민 누구나 무엇이든 상상한 대로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곳이 바로 무한상상실이다. 이와 더불어 앞서 소개한 'SF 과학축제'도 매년 개최해 관람객들이 직접 SF콘텐츠를 체험해보고 이를 통해 첨단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여 미래과학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스타트랙' '인터스텔라' '마션'에 버금가는 한국판 SF대작이 탄생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과학인재가 배출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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