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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자산관리를 부탁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뜬다

빅데이터 등 이용… 수수료 싸 젊은층에 큰 인기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미국 택시 업계를 강타한 '우버'처럼 '로보어드바이저'도 미국 금융 업계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

최근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투자자문·자산운용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에 자금을 맡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조언자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er)의 합성어로, 지금까지 인간 자산관리 전문가(PB)가 맡고 있던 금융상품 투자 상담 업무를 컴퓨터 프로그램이 각종 빅데이터와 투자 알고리즘을 이용해 대신해주는 것이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는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젊은 세대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은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로보어드바이저들의 운용자산 규모가 지난 2012년 제로(0) 수준에서 2020년 2조2,000억달러(2,5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 미국 투자금액의 5.6%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되면서 웰스프런트(Wealthfront), 베터먼트(Betterment) 같은 스타트업 투자사들이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베터먼트는 11만1,800명의 자금 30억 달러를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굴리고 있으며 베터먼트 최고경영자(CEO) 존 스타인은 "회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뱅가드는 지난 5월부터 하이브리드 유형의 로보어드바이저를 정식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찰스 슈왑도 지난 3월 '슈왑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스'라는 이름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에 뛰어들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시장에 곧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특히 낮은 수수료와 높은 접근성으로 20, 30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이 직접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 기반의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기존에 고액자산가들이 비싼 수수료를 받으며 제공받던 서비스가 저비용으로도 가능해진 것이다. 웰스프런트의 경우 최소 투자 금액이 500달러이며 1만달러 이상일 경우에만 수수료 0.25%를 부과한다. 베터먼트의 경우 수수료가 0.15~0.35%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자산관리사 수수료가 금융거래액의 1%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것이다. 기존 금융사 PB서비스는 거액의 자금이 있어야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30대 이하의 젊은 금융 소비자층은 금융회사 직원을 직접 만나기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자문을 선호하는 만큼 로보어드바이저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모습이다.

존 슈루즈베리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요즘 세대들은 사람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실제로 웰스프런트에 자산을 맡긴 고객 중 60%는 35세 이하이며 베터먼트도 50세 이상 중장년 고객들로부터 나오는 영업 이익은 업체 전체 이익의 3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최근 미국과 유럽 자산운용시장에 이어 전 세계에서 신흥부자들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홍콩과 호주에서도 시작됐으며 홍콩·싱가포르·대만의 규제당국들이 최근 핀테크(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분야의 성장 촉진과 감독을 목표로 한 부서를 신설한 것도 로보어드바이저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피나클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리서치 담당 이사 마이클 키세스는 마켓워치에 "로보어드바이저는 다른 인간 투자자들에 비해 창의적인 투자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 투자전문가 프랭크 무어도 워싱턴포스트(WP)에 "컴퓨터로 할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많다"며 "2008년 금융 위기때처럼 갑자기 주식 시장이 얼어붙는 경우 로봇 투자가 이 상황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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