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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의 인터넷전문은행 ‘양다리’ 전략

<strong>그룹 차원의 의지 or 각 계열사의 각개전투?</strong>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5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GS그룹의 두 계열사인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각기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재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입성 확률을 높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과, 독립성이 강한 두 계열사 각각의 의지였다는 해석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GS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시도한다. GS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카카오뱅크, 아이뱅크, 케이뱅크 등 입찰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 중 두 곳인 케이뱅크와 아이뱅크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3개 컨소시엄 중 1~2곳이 최종 인가를 받을 예정인 만큼 2개 컨소시엄에 참여한 GS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GS그룹의 이 같은 참여 방식을 놓고 시장에서는 왜 GS그룹이 두 계열사를 서로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각각 편의점, 홈쇼핑 유통 채널에서 1, 2위를 다투는 업체들로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이나 평가, 운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재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입성 확률을 높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과 독립성이 강한 두 계열사 각각의 의지였다는 해석이다.

‘그룹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 곳에서는 GS그룹이 과거 금융권 입성에 굉장히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현재도 금융권 입성을 갈망하고 있을 GS그룹이 이를 위해 그룹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두 계열사를 각각 참여시킴으로써 ‘승산이 높은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GS그룹은 현재 금융 계열사가 하나도 없는 그룹 중 하나다.

GS그룹은 유독 금융권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08년에는 아예 직접 GS자산운용을 설립하며 금융권에 한 다리를 걸치는 듯싶었으나, 당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손실만 뒤집어쓴 채 수년 만에 철수하고 말았다. GS자산운용은 한때 자본잠식률이 50%에 육박했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GS그룹은 지난해 지분 매각을 통해 GS자산운용을 GS 계열사에서 제외시켰다.

이런 배경을 고려해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실 금융 계열사를 털어낸 GS그룹이 심기일전해 금융권 진입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이번 인터넷전문은행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추론에 근거해 생각해보면 GS그룹이 두 계열사를 각기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것은 그룹 차원의 전략적인 선택이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듯싶지만, GS그룹 측에서는 전혀 아니라고 주장한다.

(주)GS(GS그룹의 지주회사) 주요 관계자는 말한다. “다른 그룹들이야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전략적으로 진행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GS그룹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희는 각 계열사들이 거의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형태의 지주회사 체제이거든요. 완전히 이 체제로 자리를 잡았죠. 그룹(지주회사) 차원에서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두 계열사가 나눠 들어간 것도 GS리테일과 GS홈쇼핑 각 사의 독립된 결정일 뿐 그룹 차원에서 논의된 바는 없습니다.”



GS그룹에 초점을 맞춰 이번 컨소시엄 경쟁을 바라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서로 다른 컨소시엄에 들어감으로써 두 계열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과, GS홈쇼핑이 참여하고 있는 아이뱅크에 GS리테일의 경쟁사인 BGF리테일이 참여해 여러모로 껄끄러운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BGF리테일은 CU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1위(점포 수 기준) 편의점 업체이다.

하지만 이 역시 GS 측에선 비교적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GS그룹 관계자는 말한다. “GS리테일이나 GS홈쇼핑이나 각 컨소시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아니다 보니 낼 수 있는 목소리가 크지 않습니다. 각 기업 내부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서는 별 이야기가 안 나오고 있고요. 각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키를 쥔’ 기업들이나 바쁘지, 저희들 같이 ‘비주류’에 속한 기업에서는 특별한 내용이 없어 관심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게다가 워낙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계열사들이어서 그런 내용(불편한 상황)에 대해선 생각도 못 하고 있었어요.”



두 기업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각 컨소시엄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매력적인 파트너임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GS리테일을 두고는 시장의 평가가 매우 후하다. 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도 고객들에게 오프라인에서 제공해야 할 서비스(입출금 등)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을 많이 만들어줘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말이죠. 그런데 오프라인에서 편의점만큼 고객 접점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곳이 없잖아요. GS25 편의점은 전국에 8,000~9,000개의 매장이 뿌려져 있고, 매장마다 ATM기가 설치돼 있으니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서 느끼기에 GS리테일이 가진 매력은 상당한 거죠.”

GS홈쇼핑은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커머스에서 쌓아온 B2C 역량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 경험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GS홈쇼핑이 인터넷 B2C 사업 관련 노하우가 많잖아요. 온라인 고객 수도 많고요. 국내 최대 온라인 종합 쇼핑몰 같은 타이틀도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겁니다.”

<이하 박스 기사>

◇ GS홈쇼핑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이유


GS홈쇼핑은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두고 사업 확장이란 측면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진호 GS홈쇼핑 홍보팀장은 말한다. “저희는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쌓아온 20년의 역량과 노하우가 뉴미디어 시대에 어떤 식으로든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곳이 어떤 서비스 모델을 하고 있든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굳이 커머스 모델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된 것도 같은 배경입니다. 이러한 저희의 목적의식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니즈가 만난 만큼 결국 양쪽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예금부터 대출까지 모든 은행 서비스를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는 온라인 전용 은행을 말한다. 소규모 조직만 가지고 지점망 없이 운영되는 저비용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의 은행들에 비해서 예대마진과 각종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뱅크, 아이뱅크, 케이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은 지난 10월 1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12월까지 금융감독원 및 외부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이들 컨소시엄 중 1~2곳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각 컨소시엄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먼저 ‘구애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각 컨소시엄에서 필요에 의해 ‘모셔온’ 기업들도 있다. 각 컨소시엄의 구성을 보면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는 카카오와 국민은행, 텐센트 등 11개 사가, 아이뱅크 컨소시엄에는 인터파크와 SK텔레콤, GS홈쇼핑 등 15개 사가, 케이뱅크에는 KT와 우리은행, GS리테일을 포함한 20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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