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6분기 만에 분기 1% 성장을 달성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소비가 정상궤도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불안이 불거질 경우 정부 주도의 내수외끌이 성장은 한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2%(속보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직전인 지난해 1·4분기 이후 6분기 만의 1%대 성장세다. 또 지난 2010년 2·4분기(1.7%) 이후 5년여 만의 최고치다. 앞서 한은이 7월 발표한 3·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1.1%였다.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은 민간소비와 건설·설비투자가 이끌었다. 민간소비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힘입어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1.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4.5%,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감소했으나 기계류가 늘어 2.0% 증가했다. 수출은 LCD·화학제품·선박 등이 줄어 0.2% 감소했으며 수입은 석탄 및 석유제품,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이 늘어 1.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3·4분기 성장률이 1%대를 회복했으나 메르스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주도의 소비회복세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국 경기둔화로 수출부진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