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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철도 납품사'에 전동차 맡긴 이상한 발주처

도시철도공사 '월미은하레일 사태 주범 로윈' 7호선 이어 2호선에도 선정

지난 2010년 853억원을 들여 완공된 '월미은하레일'은 5년째 개통 중단 상태다. 월미도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관광용 모노레일로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시험운행 과정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화물열차·부품 생산 경험만 가진 차량 제조사의 기술력 부족과 모노레일 시공사의 부실 시공이 문제였다.

설상가상으로 '월미은하레일' 사태가 현재 서울 지하철 7호선에서 재연되고 있다. 22일 철도·부품업계에 따르면 2012년 7호선에서 새로 투입된 전동차 7개 편성(8량=1개 편성)의 운행실적이 기존 차량의 71.9%(운행거리 기준 5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노선에서 운행되고 있는 다른 차량과 비교하면 문제점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문제의 7개 편성은 2013년 1월~2015년 10월 평균 589일이 운행됐으며 주행거리는 16만3,597㎞다. 이에 반해 다른 63개 편성은 같은 기간 평균 849일을 달렸고 운행거리는 27만3,045㎞에 달했다.

문제의 7개 편성의 운행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전동차 결함 때문이다. 제작 단계부터의 결함이 발견돼 철로 위보다는 정비기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도시철도공사는 7호선의 차량 부족을 메우기 위해 6호선 차량을 동원해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7개 편성을 납품한 업체가 바로 월미은하레일의 납품사인 '로윈'이다. 김상훈 서울시의원은 "도시철도공사가 당초 기술력도 없고 부실한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제작사에 제재는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로윈은 현재 법정관리 상태로 부품공급·유지보수 등과 관련해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자칫 서울 지하철 2호선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로윈은 앞서 월미은하레일의 납품 실적만으로 7호선 전동차 수주를 따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철도·부품업체인 '다원시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7호선 수주실적을 내세워 3월 2호선 전동차 200량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은 당초 오는 12월까지 기본 설계부터 모형차량 품평회 등의 절차를 마치기로 했지만 현 상황에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 일정이 2개월가량 지연됐기 때문이다. 박기열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은 16일~19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동차 제작을 위한 첫 단계부터 지연돼 앞으로 형식 승인, 제작사 승인, 완성검사 등이 줄줄이 늦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철도·부품업계에서는 납품실적의 유무만으로 전동차 제작사를 선정해온 도시철도공사·서울메트로 등의 안이한 행태가 현재의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메트로가 전동차 납품사를 선정할 때 적용하는 심사평가규정에는 그동안의 운영 상황 등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없다"며 "시민의 안전과 교통편의를 책임져야 할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지금이라도 전동차의 철저한 품질관리·안전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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