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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안정대책 내놓지 않으면 유가 배럴당 20달러대 폭락할 수도"

뚝뚝 떨어지는 유가…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의 경고


OPEC 12월 4일 빈서 회동 '평형유가' 설정 등 대책 논의

감산·고정환율제 포기 놓고 최대 산유국 사우디 고민 거듭

공급과잉 탓 하역공간 모자라 항만 주변 유조선 정체 심화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 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현재 배럴당 40달러 수준인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중반대로 폭락할 수 있다고 율로지어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경고하고 나섰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델 피노 장관은 전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며 OPEC이 배럴당 88달러의 '평형 유가(equilibrium oil price)' 설정 등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델 피노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도 '평형 유가'를 배럴당 88달러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유가를 지속적으로 시장의 조절에 맡길 수만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OPEC 회원국들이 주도적으로 원유가격을 결정해온 기존의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PEC 석유장관들은 다음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장관 회동을 열고 과잉생산으로 지난해 여름 이후 44%나 하락한 원유 생산정책 등을 평가하며 회동 전날인 3일에도 비공식 협의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배럴당 90달러선이던 국제유가는 현재 40달러 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로 2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1.90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월 골드만삭스도 OPEC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경우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 내년까지 계속돼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3일 테헤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유가 안정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해 베네수엘라는 OPEC 역외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에 산유국들이 협력해 유가 폭락 추세를 막자고 제안한 바 있다.

OPEC을 주도하며 유가의 키를 쥐고 있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도 저유가에 따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내년에 산유량을 줄일지 아니면 30여년 유지해온 리얄화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포기할지 중대한 선택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1년 만기 사우디의 리얄선물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지난 30년 동안 1달러당 3.75리얄로 고정하는 페그제를 유지해왔다. 사우디는 미국 셰일가스개발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유가 하락과 OPEC 회원국의 감산 요구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다. 7월 사우디의 하루 산유량은 1,057만배럴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저유가로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9월 3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으며 최근에는 사상 첫 국채발행 계획도 발표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9일 보고서에서 사우디가 저유가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에 감산을 단행하거나 또는 리얄화 환율제를 변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는 "사우디 리얄화의 디페그(de-peg)는 내년 세계 석유시장에서 '블랙스완(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고서는 "사우디로서는 전면적 통화 절하로 가기보다는 완만한 감산을 채택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훨씬 쉽다"며 사우디의 감산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공급과잉으로 원유를 하역할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초대형 유조선들이 항만 주변에서 정체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 수출입 분석업체 클리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유조선에 실린 원유 총량이 평소의 3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유저장소 부족으로 하역을 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유조선이 늘었기 때문이다. 클리퍼데이터의 원자재 리서치 담당인 매트 스미스는 "한 달 전 싱가포르 항만에서 이 같은 현상을 처음 목격했다"며 "중국과 페르시아 만과 미국 남부 항만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두고 "유조선이 원유 매수자를 찾지 못한 것"이라며 "초대형 유조선의 교통 정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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