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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25년 만의 자유총선] NLD 압승 유력… 반세기 군부 지배 막 내리나

"상하원 의석 70% 이상 확보"… NLD 단독집권 기대감 고조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처음 치러진 자유총선의 개표작업이 진행되면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NLD가 상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둬 반세기 동안 이어진 군부지배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전(현지시간)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과 NLD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NLD가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NLD 측은 선관위가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상하원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해 단독 집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현지 언론인 미얀마타임스도 초반 집계에서 집권 USDP가 텃밭인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NLD에 밀리고 있으며 USDP 소속 거물 정치인들이 곳곳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는 애초부터 NLD가 수지 여사의 인기에 힘입어 USDP에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NLD 지지자들은 지난 8일 선거마감 직후부터 압승을 확신하며 거리로 나와 "NLD는 반드시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수지 여사도 9일 당사 발코니에 나와 모여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 후보들을 축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결과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심사는 이번 총선에서 NLD가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할지 여부다. 미얀마는 대통령제 국가지만 대통령을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선출하기 때문에 NLD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선거와 상관없이 군부가 헌법에 의해 상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기 때문에 집권을 위해서는 3분의2 이상 되는 의석을 획득해야 한다. 미얀마 상하원 의원 전체 의석 수는 664석이며 이번 총선에서 선거가 실시되지 않은 7석을 빼면 657석이다. 이 중 군부에 할당된 25%(166석)를 뺀 나머지 491석 중 67%를 확보해야 한다. 9일 NLD가 상하원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했다는 전망을 내놓은 만큼 NLD의 단독집권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수지 여사는 NLD가 승리하더라도 남편과 자녀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미얀마 헌법상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선거에서 승리하면 '대통령 이상의 지도자'가 돼 국가와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총선 개표는 폭력사태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NLD 측은 선관위가 일부 유권자에게 추가 투표권을 주거나 군대와 정부시설 등에서 비공개로 사전투표를 실시하는 등 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관심이 미얀마에 집중된 만큼 NLD가 승리할 경우 1990년처럼 군부가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독재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일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최대 정치실세 중 하나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은 "국민의 신뢰를 가자 많이 받는 정당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선거 결과는 국민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1990년 치러진 미얀마 총선에서 NLD가 의석의 80% 이상을 차지해 압승했지만 군정이 선거 결과를 묵살한 바 있다.

한편 1990년 총선 이후 처음으로 공정·자유 총선을 표방하며 실시된 이번 미얀마 총선의 유권자는 전체 인구 약 5,300만명 중 3,500만여명이었다. 전국에 설치된 4만여곳의 투표소에서 투표가 실시돼 투표율은 70~80%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얀마 선관위는 검표를 거쳐 15일 총선 최종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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