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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 급류… 춤추는 컨트롤타워] "시장원리 따라 진행하되 대통령 강한 의지 보여야"

■ 전직 관료들의 조언

"IMF 외환위기보다 훨씬 어렵죠. 그땐 군소리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지난 1997년 환란 당시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는 '이헌재'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서슬 퍼런 금융감독위원회였다. 6개 시중은행 퇴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몰아친 기업 구조조정은 꺾을 수 없는 대세로 인식됐다.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관료 A씨는 "지금은 정부가 나서도 강제할 수 있는 동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 구조조정의 성격도 달라졌다. 금감위에 몸담았던 구조조정에 정통한 전직 관료 B씨는 "외환위기엔 재무 구조조정만 하면 끝이었는데 지금은 산업 소프트웨어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며 "이건 민간의 몫이지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구조조정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은행이 나설 자리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B씨는 "정부는 방향만 정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성도 재무건전성도 낮은 좀비기업은 퇴출시키고 성장성은 높은데 재무건전성이 낮은 기업은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성장성은 낮고 재무건전성이 높은 기업은 은행이 알아서 판단할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 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환란 당시 기업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김대중 대통령이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했기에 가능했다. A씨는 "당시 김 대통령은 이 위원장에게 '실무작업은 나는 잘 모르니까 당신이 책임지고 하세요'라고 말한 뒤 본인은 TV 등에 출연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있는 그대로 솔직히 다 얘기하다 보니 처음에는 빨갱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는데 결국 진심은 통했다"고 떠올렸다.

반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전적인 지원이 보이지 않는다. A씨는 "정부협의체를 구성해 임 위원장이 이끄는 구조로 만들긴 했지만 실제 임 위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며 "박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못을 박아줘야 하는데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대통령의 멘트가 한 번도 없지 않느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연선·조민규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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