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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갈등 씨앗, 내부에…

사우디 국왕, 저유가·예멘 내전 등 위기… 강한 면모 과시해 극복 노림수

이란 "로하니 대통령 지지도 약화" 강경 보수세력, 대립 부추겨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립이 중동 분열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를 키운 주요 원인은 내부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4일(현지시간) 외교관계 단절과 교역·항공편 중단 등으로 정면 충돌한 사우디와 이란에서 각각 왕정과 강경 보수파가 갈등을 고조해 이득을 얻으려 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사우디의 경우 내우외환에 처한 국왕이 '강한 면모'를 국민에게 과시하기 위해 강수를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는 최근 저유가와 예맨 내전 등으로 안팎으로 위기상황에 있다. 사우디가 군사적으로 개입한 예맨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역내 리더십에 의문이 커진 상태이며 저유가로 재정상황이 나빠진 정부가 지출을 줄이면서 국민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이 축소됐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요구 시위의 바람 속에서 자국민에 대한 각종 지원을 늘리며 내부 불만을 억눌러온 사우디로서는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왕권에 도전하려는 세력에 본보기를 보이고 수니파 진영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의 내부 결속을 다지려 집단처형과 단교 등으로 이란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직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인 로버트 조던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 사우디 국왕 살만은 사형수의 형 집행을 미뤄온 선왕 압둘라 국왕보다 강한 면모를 보이고 싶어한다"며 "형 집행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란에서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강경 보수세력이 사우디와의 갈등을 반기고 있다. 다음달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란 내 보수파는 미국 등 서방과의 핵협상 타결이 개방확대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면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온건파의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 이란의 보수파는 로하니 정부가 최근 시리아 내전 등 역내 주요 이슈와 관련해 라이벌인 사우디와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도 불만을 가졌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사우디와 가까운 수니파 우방들까지 대이란 공세에 동참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상황으로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날 바레인도 이란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발표하면서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안에 떠나라고 통보했고 수단은 단교와 함께 이미 이란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격하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사우디의 아델 알주바이르 외무장관에게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이란과 사우디 외무장관들과 접촉해 냉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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