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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눈물' 현실화 되나

조선 등 주력산업 침체로 임금체불 늘고 대기업 공장 1곳 가동 중단

'말뫼의 눈물'이 10년여만에 '울산의 눈물'로 현실화되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조선 등 주력산업 침체로 울산지역 기업의 임금체불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국내 1위의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공장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해서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있는 높이 128m, 폭 165m, 자체충량 7,560톤에 달하는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갠트리 크레인)을 일컫는 말인다.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이 크레인은 스웨덴 말뫼시의 상징이었지만, 한국과 중국 등에 밀려 스웨덴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자 지난 2002년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이 크레인을 사왔다. 크레인 해체작업을 거쳐 국내로 옮겨질때 말뫼 시민들은 이를 지켜보기위해 인산인해를 이뤘고, 국영방송은 장송곡을 틀면서 '말뫼가 울었다'고 보도하면서 이 크레인 이름이 붙여졌다. 불황으로 산업이 침체된 도시를 일컫는 상징이 됐다.

24일 울산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2,758개 사업장에서 근로자 8,104명에게 357억8,300만원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전년도인 2014년과 비교해 체불임금 발생액과 피해 근로자 수가 각각 60%, 30% 증가했다.

체불임금이 가장 많았던 업종은 71.5%를 차지한 제조업이었으며 운수, 통신, 도소매업 등이 뒤를 이었다. 제조 분야는 2014년 130억원에서 지난해 255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특히 제조업 도산·폐업의 84.2%가 조선 분야였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3조2,4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1조2,610억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손실을 보이고 있고, 최근 울주군 온산읍의 해양2공장의 작업을 4월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은 한때 1,0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4월 작업이 중단되면 정규직 60여명은 다른 곳으로 배치될 계획이지만, 협력업체 직원 240여명은 계약해지가 불가피하다. 협력업체의 폐업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50여개가 문을 닫고 1,600여명에 대한 체불임금이 8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폐업 업체는 현대중공업에 정식 등록된 300여개 업체의 16%에 달한다. 임금 체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설을 앞두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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