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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직접 사들여 편집매장으로 꾸며… 젊은층 발길 잡는 백화점

[내수회복 유통산업이 이끈다] <하> 닻올린 '유통혁명'

AK플라자 수원점 임대형 방식 탈피… 브랜드 경계 허물어 작년 6% 신장

대형마트는 자체 리빙브랜드 출시… 가구·생활용품 시장까지 공략 나서

AK& 3층 개방형 매장 풍경
AK플라자 수원점이 '직접매입'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선보인 개방형 매장.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오픈<YONHAP NO-2355>
대형마트의 한계성을 혁파하고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듣는 일산 이마트타운 체험형 가전매장.


AK플라자 수원점은 지난해 소비침체 속에서도 6% 신장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성공비결은 재고부담을 직접 떠안는 '직접매입'이었다. AK는 7개 층 모두를 기존 백화점·쇼핑몰의 임대형 입점 방식에서 탈피해 브랜드별 경계를 허문 개방형 쇼핑매장으로 구성했다. 480개 전 브랜드 제품을 직접 사들여 재고를 부담하자 진열 등에서 통일성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 배경이었다.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편집매장 형태로 백화점이 바뀌자 보는 재미, 머무는 재미가 되살아났다. 10대 후반에서 30대의 선호도를 정조준해 기존 백화점 브랜드 대신 홍대·가로수길 등에 위치한 젊은 브랜드를 엄선한 점도 수도권 대학캠퍼스로 통학하는 학생과 직장인 등 20~30대를 사로잡은 요인이었다. AK 측은 "직매 실험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탈하는 젊은 층을 붙잡고 상품기획자(MD)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점은 덤"이라고 밝혔다.

소비불황과 빠른 트렌드 변화, 무너지는 소비국경 등에 맞서 유통업계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백화점들은 해외 및 국내 유수 브랜드의 유입통로로 높은 부가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해외 직접구매 등이 활발해지면서 예전의 경쟁력을 잃고 있다. 대형마트도 박리다매형 상품의 통로로 환영 받았지만 인터넷몰·소셜커머스 등 경쟁 업태가 성장하며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빠르게 변화하는 눈높이를 관리형 대기업이 따라가기에 벅찬 시대가 왔다"며 "환골탈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화되는 유통 실험…업계 변화 급물살=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변화의 물결을 통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대구점·부산점 등 대형점포를 증축해 편집매장 형태의 쇼핑몰로 탈바꿈시키기로 하고 순차적인 증축작업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레저 기능을 강화한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하남과 동대구에서 개점한다. 강남점 증축에 앞서 고속터미널과 연계된 지하에 대규모 외식 매장과 패션 브랜드 매장인 '파미에스테이션' '파미에스트리트'를 조성해 '거리 브랜드'도 흡수했다. 대형마트 2배 규모에 전자·외식·레저·체험매장 등을 더한 '이마트타운'을 선보이며 마트의 미래화도 앞당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제조+유통명가'로 변신하고 있다. 중견 패션업체 한섬을 인수해 양질의 매출을 실현했고 가구업체 리바트를 이케아의 대항마로 육성하며 리빙 유통전문점을 확대하고 있다.



카테고리별 자체 유통 브랜드도 봇물이 터졌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더라이프' '스토리지숍' '룸바이홈' 등 자체 리빙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가구·생활용품 시장을 공략하는 등 제조 브랜드 기능까지 흡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마트가 자체 가전 브랜드 '일렉트로마트'를 선보이는 등 특정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한 유통전문점 사업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 브랜드의 '제조+유통' 겸업이 활발하지 못한 가운데 소비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기존 유통망을 이용한 안정적 출점이 가능하다는 점을 무기로 유통업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직매 브랜드가 상품 차별화 및 브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매출액 대비 수수료 구조에서 탈피해 직접 사들인 뒤 재고 부담을 지는 직매장도 부쩍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편집매장 강화안을 올해 주요 전략으로 삼고 이를 담당할 '자주MD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최근 올 첫 편집매장인 자전거 편집매장 '엘싸이클'을 본점에 연 데 이어 각종 편집 매장 숫자를 연내 50여개 더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도 직매상품으로 구성한 편집숍과 편집숍에서 독립한 단독 브랜드 매장을 지난 2011년 8개에서 지난해 21개로 배 이상 늘리는 등 직매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브랜드파워가 소비국경 넓힌다=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더 이상 '유통종가'의 아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자성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패션 장르가 전년 대비 3.2% 역신장하는 등 2015년 주요 백화점 패션 브랜드들은 1990년대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성적을 냈다. 반면 해외 중가 브랜드를 대폭 보강한 롯데백화점 해외패션 장르는 같은 기간 12.8%나 신장했다. 다수 국내 브랜드들이 품질경쟁에서 뒤지면서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해외 및 SPA 브랜드와 해외직구·온라인몰 등으로의 이탈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30대 소비자의 백화점 매출 비중(2013년 기준)은 각각 10%와 26%로 2010년 이후 3~4%포인트 줄었다. 반면 30대 소비자의 해외직구 및 아웃렛 비중은 50%, 66%에 달하며 젊은 층의 주요 유통채널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2018년 해외직구 규모가 8조원대로 급증하며 수년째 정체상태인 백화점 연매출(29조원)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 명품을 쓸어담던 유커들도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일본으로 몰려가는 등 국내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서용구 이화여대 교수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통업체들이 각종 브랜드 전문점을 쏟아내는 등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며 "직매입 활성화나 제조업 통합, 카테고리 브랜드 출시 등 다양한 유통혁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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