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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KLPGA 최고 기대주 정예나, 골프 포기 직전 '맨땅에 헤딩' 통했죠

중국어 두마디 배우고 中투어행… 상금·신인왕 석권 후 한국 복귀

시즌 전 첫 대회서 기분좋은 우승

장미란재단 멘토로도 활동… 성공해 더 많은 사람 돕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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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할 줄 아는 중국어는 딱 두 마디였어요. '여기 어딘지 아십니까'랑 '너무 비싸요'. 이 정도면 맨땅에 헤딩 맞죠?"

프로골퍼 정예나(28·SG골프)는 중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상금왕 출신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던 그는 골프를 그만두려다 시험 삼아 지난 2012년 출전한 중국 대회에서 시드(시즌 출전권)를 따냈고 이듬해 상금왕과 신인왕을 석권했다. 중국에서 마음을 다잡고 국내 무대에 다시 뛰어든 정예나는 지난달 22일 끝난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상금은 4,000만원. 정규투어 상금랭킹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글로벌 투어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베트남에서 개최한 첫 대회라 의미가 있었다. KLPGA 투어 주관 2016년 첫 대회이기도 했다.

2016시즌 기대주로 떠오른 정예나를 2일 경기 성남시 판교의 SG골프 본사에서 만났다. 스크린골프업체 SG골프는 1월부터 정예나를 후원하고 있다. 그는 메인스폰서 계약 전에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모자를 썼다. 양키스 팬이어서는 아니다. 정예나는 "제 이름 예나(YeNa)에도 뉴욕처럼 'N'과 'Y'가 들어간다. 그래서 썼다"면서 "양키스 모자를 색깔별로 여러 개 사서 번갈아 썼다"며 웃었다.



외동딸 정예나는 어머니와 중국 투어 생활을 했다. 어머니도 중국어를 몰랐다. 주소를 적은 쪽지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며 찾아갈 수 있느냐고 묻는 정도가 둘에게는 중국어의 전부였다. 다행히 중국 투어 협회 직원들은 영어를 할 줄 알아 대회장까지만 가면 문제 없었다. 정예나는 "엄마는 중국에서도 안 풀리면 골프를 그만둬도 아무 말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우승은 못 해도 꾸준하게 상위권에 들었고 상금왕까지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중국 투어와 병행한 아시안 투어에서는 상금 2위에 올랐다. 2013년 정예나는 중국은 물론 인도·대만·일본·태국 등 아시아에서는 안 가본 나라가 거의 없었다.

정예나는 "원래 외향적이던 성격이 골프를 치면서 내성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2012년 KLPGA 정규투어 시드전을 떨어지고 나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골프에 대한 열정도 되찾게 됐다"고 했다. 역도스타 장미란과의 친분이 깊어진 것도 그즈음이다. 동기생 신지애의 소개로 장미란을 알게 된 정예나는 2012년 시드전 탈락 직후부터 장미란재단에서 스포츠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장미란은 은퇴 이후 재단을 설립, 사회배려계층 청소년을 위한 운동회 등을 열고 있는데 정예나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재단의 멘토들은 저만 빼고 전부 내로라하는 전·현직 국가대표예요. 그분들과 대화 수준을 맞추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물론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긍정적인 기운도 많이 받고 있고요." 2008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주현정이 대표 '절친'이다.

정예나는 중3이 돼서야 골프를 시작한 늦깎이다. 대학도 특기생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KLPGA 2부 투어를 뛰던 2011년에는 티샷 직전까지 학과 교재를 봐야 했다. 당시 1승이 프로 데뷔 후 유일한 정규 대회 우승. 정예나는 "시즌 전 기분 좋은 우승을 경험했으니 시즌 들어가서도 1승을 목표로 뛰겠다.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골프로 돈을 많이 벌어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고 했다. /성남=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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