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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한국 착륙한 에듀테크...사교육 시장 바꾸나

17조8,000억원.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5년 사교육비 총 규모다. 전년보다 4,000억원(2.2%) 줄어든 수치지만 나라 예산의 9% 수준으로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높다는 통계청 조사결과는 ‘돈이 없으면 공부하기 더 어려운’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산업이 있다. 바로 IT 기술과 교육 콘텐츠를 접목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하는 에듀테크(Edutech)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에듀테크의 출발이 늦은 편이다. IT기술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교육 관련 콘텐츠 활용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에듀테크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부터 높은 태블릿PC 보급률을 바탕으로 온오프 교육을 동시에 하는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초·중등교육에서 기존의 면대면 교육과 e-러닝 등을 결합한 교육방식)을 시작했다.

반면 국내 학교에 태블릿PC가 도입된 건 불과 3년 전이다. 김애리 한국IDC 퍼스널미디어그룹 선임연구원은 “해외에서는 정부 주도로 교육 시장에서 탑 다운(top down) 방식의 도입이 있었지만 국내는 사교육 시장에서 움직이는 추세다. 과거 시범사업으로 진행이 됐지만 시범에 그쳤고 지금은 잠정 보류인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출판사나 교육 콘텐츠 업체들 중심으로 태블릿PC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듀테크가 강세를 보이는 나라는 영국이다. 런던앤파트너스와 에드테크UK, 영국시가 공동 제작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175억 파운드(한화 30조원)에 이른다.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300억 파운드 규모로 키울 계획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런던에 있는 에듀테크 기업들(사진 : EDTECH: LONDON CAPITAL FOR LEARNING TECHNOLOGY보고서) /출처: 블로터


가파른 성장세를 시작한 에듀테크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고 IT기술을 활용해 개인이 혼자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다. 기존 웹 기반의 보여주는 방식과 다르게 에듀테크는 머신러닝기술과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사용해 개개 학생의 학습 수준과 패턴에 맞추는 쌍방형 방식이다. 특히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에 그치지 않고 맞춤형 학습 제안을 하는게 핵심이다.

토익 문제 풀이 알고리즘을 개발해 부족한 부분을 명확하게 분석해주는 앱(맞춤형 토익학습 ‘산타’)을 개발한 ‘뤼이드’가 대표적이다. 학습자가 한 문제를 풀 때마다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 방식을 적용한다. 어댑티브 러닝은 학생들의 문제풀이 습관, 수준 등을 정밀하게 파악해 최적화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능을 말한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는 “생활의 많은 부분이 정보기술과 결합해 급속히 발전하는 반면, 교육 분야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주입식 방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학생 각각의 가능성과 니즈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분석해 그 한 사람만을 위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브레이브팝스컴퍼니의 ‘클래스123’은 학생의 다양한 피드백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학생들의 아바타를 앱에 등록하고 선생님이 아이가 수업에서 발표를 잘 했는지, 숙제나 준비물은 잘 챙겼는지 등 구체적인 피드백을 학생, 부모와 공유할 수 있다.

한국 에듀테크 스타트업 소개 및 2016년 전략 /출처: 블로터




한국 에듀테크 스타트업 소개 및 2016년 전략 /출처: 블로터


‘알트스쿨’은 해외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학교다. 얼마 전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투자하며 유명세를 탔다. ‘마이크로학교’를 추구하며 교실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 한 교사당 배정받는 학생 수를 최대한 줄여 교사가 학생에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뉴튼’은 수업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이 누구인지 실시간으로 분석해준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사에게 각 학생마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설명은 무엇인지, 학생 성향에 더 잘 맞는 교육 콘텐츠는 무엇인지 알려준다. 뉴튼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5년 5월 기준 18개 투자처로부터 1억500만달러(한화 약 1163억)의 투자금을 받았다.

한국에서 맞춤형 토익학습 앱 ‘산타’를 창업한 장영준 뤼이드 대표는 “미국 메릴린치에서 일할 때 시장을 평가하는 벨류에이션 역할을 담당했다. 그때 어느 산업에 투자를 해야 하는가 고민을 하면서 봤던 시장이 모바일 교육 시장이다. 당시에는 모바일이 막 뜨는 시기였다. 지금처럼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나 핀테크까지 모바일로 넘어오던 시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O2O나 핀테크가 모바일 속으로 이미 들어왔고, 모바일 교육도 이제 활성화 될 거라고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모바일 교육 분야에서는 뚜렷한 강자는 없다. 그래서 창조적 파괴가 가능한 시장으로 봤다. 기존에 있었던 사용자들의 오프라인 습관이 모바일로 대체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벤처로 인식되던 에듀테크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조금씩 손을 뻗으며 사업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10년 10여개에 불과했던 스타트업 수는 현재 50여개가 넘는다.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에듀테크 엑스포. 올해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호주 Brisbane Convention에서 열릴 예정이다. 출처:http://www.edutech.net.au


에듀테크가 과도한 사교육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기존 교육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지난 1월 코넥스에 상장한 이러닝(e-learning) 전문기업 (주)유비온은 산업은행으로부터 15억원 등 총 29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는데 성공했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는 “최고의 교육이 아닌 최적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존 분야의 창조적 파괴에 도전할 것”이며 “앞으로도 교육 기회의 평준화를 실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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