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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Deal] "합병대상 물색 유리"… 중소형 스팩 잘나간다

35억 규모 IBK 4호 스팩 공모경쟁 23대1 '후끈'

시장침체 겹쳐 100억 이상 상품은 소외 분위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규모에 따라 흥행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모 규모를 작게 해 몸집이 가벼워 합병 대상 기업을 쉽게 찾는 스팩에는 일반투자자들이 몰리지만 상대적으로 공모 규모가 큰 업체는 시장에서 소외를 당하는 분위기다.

10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총 3개의 스팩 가운데 50억원 이하의 소규모 공모를 단행한 스팩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스팩은 비상장회사의 합병을 목적으로 증권사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비상장사의 우회상장 통로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비상장사는 직접 증시에 상장할 때보다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투자자는 직접 인수합병(M&A) 종목에 투자할 때보다 수익은 일부 감소하지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KB투자증권의 3호 스팩과 합병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 프로스테믹스는 지난해 2월 2,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10월 합병 상장이 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7,000원대로 치솟았다. 합병 전 프로스테믹스의 전환우선상환주(RCPS)를 사들인 산업은행은 1년 만에 7배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스팩은 공모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상장 후 증시에서 거래되는 3년 동안 스팩은 기업 합병에 실패할 경우 상장을 폐지되고 해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한국증권금융 등에 예치해 시중금리 수준의 이자를 투자자들에 주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해 증시호황에 힘입어 45개 스팩이 상장했고 총 14곳의 스팩이 합병 결의 공시를 냈다. 주로 성장단계에 있는 바이오·게임·정보통신(IT) 관련 기업이 스팩과 합병됐다.



올 들어 스팩은 공모 규모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35억원 규모 4호 스팩은 지난달 19~22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서 23.76대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KB투자증권이 설립한 270억원 규모 9호 스팩은 공모주 청약은 0.24대1의 경쟁률로 미달이 발생했다. 기관투자가는 배정된 물량을 모두 소화했지만 일반투자자의 참여율이 저조했던 탓에 41억원 규모의 실권주를 KB투자증권이 모두 인수했다. 지난달 22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하이투자증권의 스팩(92억원 규모)은 1.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을 소화했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청약 결과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 것은 스팩의 공모 규모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팩의 주요 합병 대상은 덩치가 작은 중소·벤처 비상장사여서 규모가 큰 스팩일수록 맞는 짝을 찾기가 어려운 편이다. 스팩이 합병하는 기업의 총자산이 공모 규모의 80%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장에서 200억원을 공모한 스팩은 자산 규모가 160억원 이상인 기업과 합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올해 들어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새로 합병을 결의한 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45개 스팩 중에 상당수가 공모가를 밑돌 정도로 스팩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다. KB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합병 대상을 찾는 데 비교적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100억원 이상 규모의 스팩 인기가 떨어진 것"이라며 "증시가 점차 회복되고 스팩 합병 사례가 연달아 나오면 다시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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